부서 이동 12일만에 정신적 고통 호소…유서에 '병원 사람들은 조문 안왔으면 좋겠다' 작성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고된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이하 노조)는 최근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30대 간호사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3월에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병동에서 5년간 근무를 했으며, 작년 12월 18일에 간호행정부서로 부서이동된 이후 12일만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더니 결국 1월 5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부서이동 후 간호행정부서 내부의 부정적인 분위기와 본인에게 정신적 압박을 주는 부서원들의 행동 등으로 인해 평소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A씨는 가족에게 “나 오늘 밥 한 끼도 못 먹었다. 오늘 나 물 한 모금도 못 먹었다”, “커피를 타다가 넘쳐서 또 그거 갖다가 혼나고” 등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A씨는 유서에 “조문도 우리병원 사람들은 안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망과 관련해 노조는 고인의 부서이동이 결정된 과정과 부서이동 후 간호행정부서에서 있었던 상황들이 밝혀져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노조 측은 서울의료원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함께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의 즉각 철저한 진상조사가 진행되어야 했음에도, 서울의료원 노동자들은 SNS 등을 통해서 알음알음 고인의 사망소식을 듣다가 1월 9일 새서울의료원분회가 추모 대자보를 붙인 후에야 공식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관계자는 “발인 후에 유가족이 서울의료원에 직접 찾아왔음에도 의료원장은 유가족을 바로 만나주지 않고 하루 동안 시간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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