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상단여백
HOME 의원·병원 학회/학술
정신질환자 관리 '준사법적 기관' 필요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법 재구축-국가 책무 높일 필요성 주장
법원의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의료계 안팎의 저항감 해소가 관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최근 故‘임세원 교수 사건과 관련해서 국회와 정부 관계부처를 비롯해 병의원들이 모두 합심해 재발방지책을 고심중인 가운데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준사법기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학회는 정신질환자들의 발견과 후송, 그리고 입퇴원의 판단, 사례관리를 통한 사회적응까지, 공권력을 일부 빌려 국가 정신보건체계의 중심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신질환자들의 입원여부를 심의하는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와 퇴원을 결정하는 정신건강심사위원회의 권한을 통합‧흡수하고, 각 병원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사례관리를 지원해서 정신건강진료시스템에서 이탈하는 환자들을 제도 안에 담아두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이를 위해 준사법적인 권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017년 환자의 인권을 이유로 본격적인 탈원화가 시작되면서 환자가 거부하거나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입원치료가 불가능해 사법기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학회는 해당기관이 구성되면 사법입원제도는 물론 외래치료명령제까지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래치료명령제는 최근 1년간 단 4건의 명령만 시행하는 등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학회 최준호 법제이사는 “현행 외래치료명령제에는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지역사회나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명단을 공유하는 것도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즉, 거의 모든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과도한 책임과 권한이 몰려있어 보호자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의사는 강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

또한 학회는 치료와 사회복귀 못지않게 환자의 발견과 후송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의 낮은 인식과 함께 정신응급의료기관의 부재로 인해 의료진이 환자발견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자가 돌발행동을 하는 것은 고혈압환자가 심장마비가 온 것과 비슷하다”며 “경찰이나 119대원을 비롯한 공권력이 그런 환자를 발견하면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은 인권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데려가서 진단과 검진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이사장은 “하지만 경찰이나 주변에서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러려니하고 넘겨버리고 관심을 꺼 1차 치료기회를 놓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또한 발견이 되더라도 정신응급진료기능을 가진 지정의료기관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경찰들의 집행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학회는 정부가 준사법기관을 종합컨트롤타워로 삼아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의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준사법기관을 가정법원에 설치할 것인지 독자적으로 새롭게 설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선을 그었다.

권 이사장은 “왜 환자를 법원에서 관리하느냐며 사법입원제에 대한 저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성을 가진 법과 제도가 치료의 영역에 들어와야 환자들의 치료권을 비롯한 다양한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다”며 “정신질환으로 일상적인 생활도 제대로 못하는 환자들을 탈원화시켜 지역사회에 방치하는 것은 인권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종태 기자  jtlee@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