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 기초연구단계 기술수출 등 ‘신약개발 압축 성과’
압도적 외형 1위에 R&D 선두업체 부각 ‘명실상부한 리딩기업’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최근 신약개발 R&D와 관련, 유한양행이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전통적 형태의 신약개발 기술수출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며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기술수출의 전형적 방식은 장기간 거액을 투자해 유망한 후보물질을 개발, 유명 저널 및 해외학회 등에 소개되며 거대 다국적제약의 눈길을 끌어 결국 기술수출로 이어지는 것.

유한양행 사옥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외국에서의 임상이 필수적이고 자본력과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 기업 입장에선 다국적제약에의 기술수출을 통해 자본과 기술의 도움에 기대게 되는 것. 국내 신약개발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한미약품이 이같은 전통적 방식을 밟아가는 대표적 케이스 이다.

반면 유한양행의 경우 한미와는 또 다른 방식의 기술수출 성공사례를 써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얀센바이오텍에 총 1조4500억대(임상단계별 마일스톤 포함)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치료 신약 레이저티닙의 경우 자체 개발 신약이 아닌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의 선도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1년여의 연구기간을 거쳐 해외 진출을 모색 끝에 성과를 거둔 것으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본보기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계약금 550억 가운데 330억은 유한이, 나머지 220억은 제노스코에 돌아가는데 양사는 향후 수익도 3:2 비율로 나누며 윈윈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이 기술 도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은 단돈 10억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난 7일 다국적기업 길리어드에 총 8800억규모(계약금 168 억)에 기술수출된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경우 연구개발 전문가들 조차 해석이 어려운 계약이 이뤄졌다는 평가이다.

이번 기술수출된 NASH 물질의 경우 연구부호 조차도 부여되지 않았다. 아직 전임상이 이뤄지지 않은 연구의 극히 초기단계에서 기술수출이 이뤄진 것.

어떤 과정을 통해 길리어드에 소개되고 어떤 부분에서 그들이 높은 평가를 하게 되었는지도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게다가 길리어드는 NASH 분야에선 제품이나 연구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은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그래서 유한의 신약후보물질에서 자신들의 것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한 것 아니겠느냐는 정도이다.

유한양행 한 관계자는 “NASH 치료 분야는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미충족수요’ 부분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길리어드가 관련 분야 글로벌 리딩기업으로서 자체 기술과 유한양행 기술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의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이 신약개발 R&D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현 이정희 사장이 취임한 2015년 초부터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그 이전 외형 성장을 통한 ‘1등 유한’ 달성이 최대의 목표였다면 이정희 사장은 외형과 더불어 R&D투자의 필요성을 지속 강조해 왔다. 그리고 불과 4년도 채 안돼 큰 성취를 이루고 있다. 이제야 비로서 명실상부한 리딩기업으로서의 완성형에 이르렀다는 평가이다.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기초 연구단계에서의 기술수출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간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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