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정신과 의사향해 복도에서 흉기로 수차례 찔러…의사는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사망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던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의사를 숨지게 한 30대 환자 A씨는 현재 살인혐의로 체포되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31일 오후 5시 44분쯤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과 외래 진료 상담 중이던 의사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이 흉기로 위협하자 달아나던 의사의 흉부를 복도에서 수차례 찔렀으며, 중상을 입은 의사 B씨는 이후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 7시 30분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B씨를 숨지게 한 A씨는 간호사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된 상황이며, 현재 경찰에서는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를 경찰서로 이송해 범행 경위와 동기에 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전역 분개…의협 1일 긴급회동 대책 마련-숨진 의사회원 조문 계획=그동안 의료기관 내 폭행과 협박 등에 대해 지적해온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분개하고 있다. 단순 폭행을 넘어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
의협 최대집 회장 이하 집행부는 내년 1월 1일 긴급 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고, 숨진 의사회원과 그 가족을 위로하고자 조문을 간다는 계획이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너무 안타깝고 애통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의료계는 그동안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개선도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허망한 일이 벌어져 모든 의사가 충격에 빠졌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 내 폭행 근절 대책 등 의료정책에 대해 정부가 의사라는 전문가단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상훈 회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항상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동료의 명복을 빈다. 추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의사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