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심의 결과 “아직 연구 더 필요”…유방암학회 이달 중순 이미 신의료기술 재신청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지난 1999년 도입돼 많은 의료진들이 활용해온 ‘진공보조 흡입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이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라는 이유로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최근 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 양정현 센터장(한국유방암학회장)이 신청한 ‘초음파유도하의 진공보조장치를 이용한 유방양성병변절제술’에 대한 신의료기술에 대해 이같이 심의했다.

NECA는 유방 양성병변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유도하에 진공보조장치를 이용해 병변을 제거하는데 있어 안전성은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선택된 비교 연구의 수와 표본의 크기가 충분치 않은데다 단일군 연구에서 잔존 병소율이 비교적 높게 보고돼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의 기술로 심의했다.

이에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계속해서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되지 않아 치료방법 자체가 퇴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외과계 의사들은 향후 의료기관에서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 등 행정처분을 받을까 노심초사다.

이에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재차 최근 같은 내용으로 신의료기술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이외에 추가적으로 자료도 보완했다는 후문이다.

유방암학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은 절개 없이도 외과적 수술만큼의 높은 정확성은 물론 흉터도 적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이미 수많은 행위 이뤄졌고, 단 한 번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의료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어 안전성과 유효성도 이미 확보된 상황.

이 관계자는 “지난 19년간 수천만건의 행위가 이뤄지고, 많은 논문으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증명됐다”며 “절개만 인정하고 최소침습을 통한 절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료발전과 국민 건강에 역행하는 결정”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단순하게 의료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서 신의료기술 등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연계되는 문제”라며 “게다가 최소침습으로 유방에 흉터를 최소화해 병변을 제거하는 것도 여성 환자들의 니즈”라고 주장했다.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보험부회장(의협 총무이사)은 “이번 NECA의 결정은 굉장히 아쉽다”라며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이 환자들이 건강은 물론 흉터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향후 절개 수술비에 대한 의료비도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드시 제도권으로 들어와야한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NECA의 심의에 앞서 관련 내용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여성 유방에 흉터를 남기지 않게 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으로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된 글에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은 아직도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지 못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이 치료방법이 사라지면 유방종양이 생겼을 때 무조건 피부절개를 해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또 “여성의 가슴에 커다란 흉터가 남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여성의 가슴을 소중이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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