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골반저 질환 원인과 맞춤식 수술법 소개…맞춤형 수술 필요성 강조

임신과 출산은 우리 몸에 다양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특히 노화가 시작된 폐경기 여성에서 이로 인한 여러 증상이 발현되는데, 흔히 밑이 빠진다고 표현하는 골반저 질환이 대표적이다. 골반저 질환은 자궁이나 직장 등 골반 장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으로, 배뇨, 배변기능의 장애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여성의 성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여성의 성 기능은 남성과 달리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및 개인적 요인들과 같은 다차원적인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와 함께 골반저 질환의 원인과 맞춤식 수술 방법을 알아봤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

■ 원래 위치보다 장기가 밑으로 내려가는 골반저 질환
골반저 질환은 임신과 출산 등 여러 원인에 의해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져 직장, 자궁, 방광 등 골반장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이다.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밑이 묵직하고 빠지는 것 같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봐도 시원하지 않다 △배변이 곤란하거나 개운하지 않고 불쾌감이 든다 △손가락으로 질 후벽을 눌러야 대변이 나온다 △웃거나 재채기할 때 또는 운동 중에 소변이 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래쪽 허리가 아프고, 골반 통증이 느껴진다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 요실금, 골반통 등 다양한 증상 동반, 성생활도 ‘빨간 불’
골반저 질환은 다양한 장기의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다.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고, 여성의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질점막이 빠져나오면 건조해지면서 성관계 때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골반 근육이 이완되면서 성관계 때 만족감을 못 느낄 수도 있다. 일부 여성들은 성관계 시 소변이 찔끔 흐르는 요실금 때문에 수치심을 느껴 성관계를 피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병원에서도 정확하게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강동경희대학교 산부인과는 골반저 질환에 특화된 객관적 설문을 중요한 진단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 골반저 질환 수술, 동반 질환과 성적 만족감도 개선
골반저 질환은 빠지는 장기의 위치나 정도, 환자의 연령, 전신 건강 상태를 고려해 복부에서 접근하는 방법(복식), 질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질식), 골반경 또는 로봇보조 골반경수술방법을 결정한다. 수술 치료를 통해 골반 내 장기의 구조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실금이나 변실금 같은 동반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성적 만족감도 개선할 수 있다.
유은희 교수는 2005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골반경수술과 개복수술을 통해 골반저 질환으로 수술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배뇨와 배변 및 골반저질환 증상점수와 성기능지수가 의미 있게 향상된 것을 밝혔다. 유은희 교수는 “이는 여성으로서의 자신감 회복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노령여성에서도 성생활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골반저 질환의 수술방법을 결정할 때 성기능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성 기능 호전 위해서는 개인별 차이 고려한 맞춤식 수술 필요
골반저 질환 수술이 반드시 성 기능을 호전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술이 성 기능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유은희 교수는 “탈출하는 장기의 위치와 정도가 개인에 따라 다르고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어떠한 방법으로 수술을 하느냐, 자궁 보전 여부 등등 수술 방법도 환자별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라며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한 수술방법이 안전하고 효과가 좋아 재발의 위험도 없으면서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 성기능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정밀한 박리와 봉합 필요한 고난도 수술- ‘로봇수술’ 각광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는 다빈치 로봇 수술을 도입한 이후로 골반저 질환의 하나인 자궁질탈출증도 복부절개 없이 작은 구멍, 혹은 배꼽을 통한 단일공을 통해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자궁질탈출증은 세밀한 조직박리와 튼튼한 봉합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다. 특히 좁은 골반 공간 안에서 수술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수술시야가 넓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술자의 손목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이는 4개의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을 하게 된다. 손상된 질벽 구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강 고정하고 좀 더 쉽고 정밀하게 봉합한다. 최소 절개로 빠른 회복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이 적어 회복 및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매우 빠르다. 유은희 산부인과 교수는 “젊은 사람의 경우 성기능 유지가 가능하고, 연관된 증상도 함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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