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담인력 배치된 기관은 4%에 불과…재정적 지원 법적 기준 마련 시급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병원 신규간호사 10명 중 7명은 평소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이직을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의 안정적 확보는 환자안전과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나 병원 간호사들이 느끼는 대학의 간호교육과 임상현장 간 격차는 크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주장은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신규간호사 이직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발제한 신수진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로부터 제기됐다.

신수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신규간호사의 이직 의도’에 대한 연구 결과, 응답자의 70%가 이직 의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원인으로는 △이직의 대학의 간호교육과 임상현장 간의 간극 △직무 스트레스 △근무 부서에 대한 불만족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신규간호사들을 관리하는 체계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우선 1:1로 짝이 돼 신규간호사가 조직에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리셉터십이 1990년 이후 임상에서 활용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도 프리셉터의 역할이 불명확하다는게 신수진 교수의 지적이다.

프리셉터를 맡은 임상 간호사 자격에 대한 기준조차 없어 역량개발의 기회마저 부족한 가운데 업무부담감만 경험하고 있다는 것.

신수진 교수는 신규간호사 교육전담간호사가 배치된 의료기관이 4%에 불과하다며, 신규간호사들의 높은 이직 의도는 당연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신수진 교수

신수진 교수는 “2017년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총 201개 병원 중 단 8개 병원(4%)에서만 교육전담간호사를 운영 중이었다”며 “그 숫자도 전체 7만7457명의 간호사 중 14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임상현장에서는 과중한 업무로 신규간호사의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교육과정 유지 및 관리를 위한 업무의 추가 인력은 거의 없는 현실도 꼬집은 신수진 교수이다.

특히 신수진 교수는 의료기관인증평가 조사기준에 교육관련 기준이 포함돼 있으나 연간 교육계획 수립 및 시행여부만을 평가하는데 그쳐 신규간호사 교육의 체계성, 연속성, 효과성 등이 평가되지 않고 있는 실정을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신규간호사가 현실충격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할을 개발해 적응하기까지는 8개월에서 12개월이 걸린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신규간호사 교육은 정부의 지원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미국이나 일본, 호주 등 선진 외국과 달리 평균 57.3일에 불과해 충분한 시간과 교육의 질이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각 기관마다 편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수진 교수는 교육전담인력의 법적 기준 마련과 재정적 지원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전했다.

신 교수는 “신규간호사 교육 전담인력 및 전담부서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 신규간호사 교육기간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 마련, 의료질평가지원금제도에 간호교육지원 영역 및 지표 개설, 의료기관 인증제도에 신규간호사 교육항목 제정,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 기준 보완 등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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