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18 의료서비스경험조사’ 발표
환자 원할 때 의사의 적절한 응대 부족해…대형병원 쏠림, 가장 큰 문제로 인식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환자들이 입원해서 서비스를 경험할 때 외래로 방문했을 때보다 서비스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의료서비스와 제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파악하여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자 실시한 ‘2018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진단하여,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를 강조하는 국제사회와의 비교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제출되는 국가승인통계이다.

복지부는 전국 일반 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약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면접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외래 서비스, 80% 이상이 ‘만족한다’ : ‘보건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담당의사의 태도 및 서비스에 대해 외래 환자의 82.0%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세부적으로는 의사가 ‘예의를 갖추어 대함’ 83.8%, ‘받게 될 치료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 82.9%, ‘검사나 치료방법 결정 시 내 의견을 반영함’ 82.3%,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함’ 81.3% 등으로 나타났다.

‘의사와의 대화가 충분’하였다고 느낀 비중은 80.7%로 비교적 낮은 반면, ‘진료결과에 만족’하는 응답자는 86.7%로 가장 높았다.

담당 간호사의 태도 및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83.9%로 의사에 비해 다소 높았다.

항목별로는 ‘예의를 갖추어 대했다’ 84.5%, ‘진료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가 83.3%로 집계되었다.

외래 진료를 위해 이용한 의료기관에서의 전반적 경험을 보면, 진료 전 의료진의 신분 확인이 이루어진 비율은 88.4%로 나타나 10건 중 1건은 사전에 환자 신분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동안 비상구, 소화기 등을 (의도적으로) 확인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1%였으며, 이 중 91.8%가 안전시설물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진료나 검사를 할 때 신체 노출 등으로 수치감이 들지 않도록 의료진이 배려함’은 83.3%, ‘연령, 병명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함’은 82.8%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한편, ‘접수, 수납 등 원내 행정부서 서비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81.7%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진료 당일, 접수 후 의료기관에서 대기한 시간은 평균 17.4분으로, 병원(23.1분)이 의원(16.0분)보다 약 7분이 더 길었으며, 의사의 실제 진료 시간은 평균 12.5분 정도 소요되었다.

외래는 당일 진료(83.0%)나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진료(15.1%)가 이루어져, 의료접근성이 높고 대기 환자 비율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서비스, 제때 맞는 적절한 서비스 부족해 : 입원 서비스 이용 환자의 입원 경로를 보면, 예약한 날짜에 입원(39.0%) 이외에 ‘외래 진료 후 당일 입원(33.1%)’과 ‘응급실을 통해 바로 입원(19.6%)’한 경우가 많았다.

해당 질병의 치료를 위해 입원하기 전,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는 27.6%로, 이 중 60.4%는 의원급에서, 46.1%는 병원급에서 먼저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입원 당시와 퇴원 시점의 이용 병실을 비교해 보면, 입·퇴원 병실이 다른 경우는 11.6%이며, 이 중 1~3인 병실로 먼저 입원한 후 4인 이상의 다인 병실로 이동한 경우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입원 경험자를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비상구, 소화기 위치 등 의료기관 내 안전시설을 확인한 사람은 25.3%로 외래환자(12.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입원 경험자의 절반 이상인 58.4%가 밤에 방문객 소음, 텔레비전 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환자의 안전 관리와 관련하여,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경우는 6.4%이며, ‘약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입원 중 본인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환자의 낙상을 목격한 경우는 9.2%로, ‘17년 조사결과(3.9%)보다 다소 높았다.

입원 시 경험한 의사 서비스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추어 대함’ 82.9%, ‘받게 될 치료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 78.9%,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함’ 82.4%, ‘검사나 치료방법 결정 시 내 의견을 반영함’이 80.4%로 나타나, 외래서비스에 비해 전반적으로 긍정적 비율이 낮았다.

특히, ‘환자가 원할 때 의사의 적절한 응대’를 받았다는 비율은 77.7%에 그쳐 항목 중 가장 낮은 만족 비율을 보였다.

간호사의 경우도 입원 환자가 체감한 긍정적 경험 비율이 외래 진료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예의를 갖추어 대함’이 79.1%, ‘진료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이 76.9%이었고, ‘긴급 연락(콜)을 했을 경우, 바로 응대를 받았다’는 비율도 76.9%에 머물렀다.

지난 1년 동안 입원을 경험한 응답자 중, 기다리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바로 입원한 경우는 88.5%이며, 입원 경험자의 평균 입원 일수는 9.4일로 나타났다.

한편, 입원을 위해 기다린 응답자의 대기 기간은 희망하는 날로부터 평균 14.0일이었다.

대기 사유는 ‘수술 일정 때문’이 47.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입원 병상이 없어서’ 31.2%, ‘특정 전문의사의 처치를 받기 위해’ 1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간 입원 서비스를 받은 환자 중 간병을 위해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경우는 7.9%로, 고용기간은 평균 7.3일이며 일평균 93,203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호․간병서비스 병동을 이용한 비율은 10.4%로 집계되었다.

간병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간호․간병 병동 이용자가 87.3%로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만족 비율(76.5%) 보다 10.8%p 높았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입원 경험자의 서비스 불만족 사유(복수응답)는 ‘비싼 간병비(45.8%)’와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움(27.1%)’, ‘간병서비스가 서투름(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 가장 큰 문제로 인식 :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국민의 63.1%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대형병원 환자 몰림 방지(75.2%), 의료취약지역의 지원 강화(74.9%), 공공의료기관 확대(73.2%) 등 각 부문별 보건의료제도의 변화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9.1%이었다.다양한 정책 중 ‘치매국가책임제’는 47.6%, ‘진료비 확인 제도’는 42.8%가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 관련 소식을 접하는 경로(복수응답)는 텔레비전(66.4%), 가족, 친구 등 지인(56.7%), 인터넷(34.1%) 등의 순이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와 의료서비스의 현주소를 국민의 눈으로 살펴보고, 이용자의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의 기초자료로 활용할예정이다.

서경숙 복지부 정책통계담당관은 “향후에는 만성질환 등 특정 영역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하여 통계 결과의 활용성을 높여 나갈 뿐만 아니라 OECD 등 국제사회의 흐름에도 적극 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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