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진료·검진 중단 문자 공지…인수협상 회생 기대감 불투명해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새로운 인수의향자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회생 기회를 찾던 제일병원이 개원 5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다.

출산 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은 최근 환자들에게 진료·검진 중단 문자를 공지했다.

지난달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한데 이어 외래진료까지 중단하겠다는 것을 공식화 한 것.

문자에는 ‘병원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진료 미 검사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전원 의뢰서 및 제증명 서류가 필요한 고객들은 내원해달라는 설명도 포함됐다.

앞서 제일병원은 오랜 기간 경영난에 시달림과 동시에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부 직원들이 퇴사, 악화일로를 걸었다.

특히,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인 인수협상도 정체 상태에 놓이면서 ‘결국 제일병원이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던 것.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일병원은 회생의 기회를 찾으려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사정에 밝은 관계자 A씨는 “인수의향자가 들어오고 있다만 알려졌을 뿐 현재 병원 직원들 누구도 협상중인 의향자가 누군지 공식적으로 모르는 상태”라며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협상이 아직 미지수니 기다려달라고만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B씨는 “많은 정보를 알지는 못하지만 인수협상 대상자와 병원 경영진 일부가 비공개로 접촉 중인 것은 맞다”며 “현재 정체 상태라고는 하나 1월 중에 진행상황이나 대상자가 공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진료·검진 중단 문자 공지 이전부터 경영진 일부를 제외하고 공식적인 협상 대상자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으며 협상 진행도 정체되고 있던 것은 사실인 것.

제일병원 관계자는 “많은 병원 직원들이 힘들었던 만큼 기적적인 협상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처럼 국내 ‘분만왕국’의 최선봉에 있던 제일병원의 폐원 위기는 병원계를 비롯한 전 의료계의 이목을 당분간 집중 시킬 전망이다.

한편, 제일병원은 국내 최초의 여성병원으로 지난 1963년 문을 연 이래, 연예계와 재계의 여러 유명 인사들이 병원을 통해 분만하는 등 거듭된 발전을 이룬 바 있다.

1987년에는 국내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분만하는데 성공했으며, 새해가 되면 제일병원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아이를 찍기 위해 기자들이 모여들던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 곳이다.

하지만 2005년 무렵 삼성의료재단을 떠나 독립한 후, 저출산에 따른 분만율 감소와 근 10년간 부채와 대출금의 증가로 인해 병원의 주머니 사정은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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