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윤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의학은 주로 인간의 신체와 정신, 인간의 질병 등에 대해서 연구한다. 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를 교육하여 양성한다. 그러면 역사성과 사회성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고 있고, 미래를 살아가며 생존해야 하는 ‘인간’ 자체는 누가 고민하고 연구하는가? 그러한 ‘인간’에 미래의 과학이 어떠한 변형을 주어도 될지에 대한 답은 누가 해야 하는가? 의사는 이에 대해서 답하지 않아도 되는가?

인간의 행동을 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해석하면서 인간을 정의해 보려는 시도는 의학과 과학,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학문들을 융합하면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미래사회의 고민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인간의 출생, 성장과 노화, 질병, 죽음의 네 관점에 대해서 미래의학과 인문사회의학적 고찰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출생의 경우 아직까지는 인간의 사랑이 전제가 된다. 그래서 오늘은 우선 인간의 사랑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고자 한다.

2012년 래리 영과 브라이언 알렉산더는 저서 “Love, Sex, and the science of attraction”에서 인간의 사랑과 끌림 이러한 모든 것이 인간의 호르몬과 타고난 신체적 반응에 의해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즉, 사랑의 감정을 조작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모성애와 부성애, 사랑의 시작과 끝, 애처가와 불륜, 동성애와 성적 정체성 등 다양한 인간의 사랑을 유전자와 호르몬 등 과학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최근 미투 운동, 동성애, 불법동영상, 매춘산업 등 다양한 성과 관련된 문제가 많다. 또한 미래 인공지능이 성인용품으로 등장하지 않을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이러한 현상이 미래에는 인간의 본질적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즉, 인간은 혼자 살면서 성적 욕구는 인공지능 성인용품으로 대체하거나 가상현실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면 미래 세대는 누가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우리의 의학은 지금까지는 인간의 성적 욕구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로 탐구하거나 대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일부 관련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지만, 우리 사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성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인간의 성적 특성과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의학과 의료계도 이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전문성을 보이면서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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