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사국시 최종 합격...'남수단 국민 건강 돌보겠다'

[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故 이태석 신부의 고귀한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의 배경이 된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온 청년이 마침내 의사가 됐다.

그 주인공은 토마스 타반 아콧(33)씨. 그는 '한국에서 공부를 해 보지 않겠느냐'는 이 신부의 권유에 따라 2009년 한국에 왔다.

토마스 씨는 먼저 연세대 한국어학당과 중원대학교에서 2년 간 한국어를 공부하며 의사의 꿈을 키웠다. 이후 2012년 인제대 의예과에 진학하면서 의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공부하는 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우선 서툰 한국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토마스는 6년 동안 이를 극복하고 지난해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실기시험은 불합격.

마음을 다잡은 토마스는 다시 공부에 열중해 제83회 의사국가시험에서 당당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의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에 온 지 9년 만에 이룬 결실이었다.

토마스 씨의 꿈은 외과 의사가 되어 이태석 신부가 걸어왔던 것처럼 수단으로 돌아가 헐벗고 굶주린 주민들을 돌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내년부터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덴트 과정을 밟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전으로 고통받던 남수단에 병원을 설립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이태석 신부는 201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헌신적 봉사정신은 그가 아끼던 제자에 의해 다시 불꽃을 살리는 중이다.

토마스 씨는 "한국에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톤즈로 돌아가면 이 신부님이 걸으신 길을 뒤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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