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구속-응급실 의료인 폭행 사태 겹쳐 불만 폭발…총파업 투쟁은 진행형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올 한해는 의약분업 사태 이후 의사들이 가장 많이 길거리로 나서 대정부 투쟁을 외칠 정도로 정부와의 갈등이 심했다.

당초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에 대한 반발로 지난해 12월 첫 번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올해는 두 차례나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당시 모습

게다가 총궐기뿐만 아니라 광화문이나 경찰청 앞에서 소규모 집회를 열거나 청와대 인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의사들이 길거리로 나서는 횟수가 많았다.

이러한 의료계의 잦은 집회나 투쟁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투쟁과 집회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최대집 회장의 당선이 의료계 투쟁의 불씨가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 열렸던 의료계 집회는 문케어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의사구속 사태와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환자들의 의료인 폭행으로 촉발됐다.

우선 올해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회는 지난 5월 20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케어 저지 및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위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이다.

두 번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촉발된 것은 문케어 저지의 목적도 있지만 당시 논란이 됐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야기된 의사들의 구속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 등에서 의협 회원 및 관계자 7000여명(경찰 추산, 의협 자체 추산 5만 1000명)이 참가했다.

또 7월 8일에는 전라북도 익산 모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 사건을 규탄하기 위한 범의료게 규탄대회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렸으며, 약 3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 주최 측 추산 800여명)의 의사들이 참석했다.

의료계의 세번째 총궐기대회는 오진으로 8세 어린이가 횡격막탈장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법부가 의사 3인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사건에 대한 항의차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궐기대회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많은 의사들이 대한문 앞으로 집결해 의사 구속 사태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으며, 6500여명(주최 측 추산 1만 2000여명, 경찰 추산 5000여명)의 의사들이 집결했다.

이외에 최대집 회장의 1인 시위 등 소규모 집회도 많았다. 의사 3인의 구속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삭발식을 감행하거나 대법원을 찾아 대법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최 회장은 의사들이 구속된 수원구치소 앞에서 철야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의협회관 옥상은 물론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최 회장은 의사 구속 사태와 관련 “의사의 진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선한 의도를 갖고 있고, 최선을 다해 임하지만 언제나 결과가 좋을 수만은 없다”라며 “즉 나쁜 결과만 갖고 선한 진료를 임한 의사들에게 법원이 금고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이 잦은 집회에 대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 비판 여론이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집회로 목소리를 높였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특별히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너무 잦은 집회에 의사들도 투쟁에 대한 사기도 저하된데다 피로감도 쌓여 집회에 대한 열기와 참여도 반감됐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한편 최대집 의협회장은 마지막 총궐기대회에서 ‘전국의사 총파업’도 예고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로드맵을 발표한 바는 없으나 내년까지 정부와의 불협화음이 계속된다면 마지막 카드인 총파업이라는 의사들의 집단행동도 실행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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