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 대책에 기대했지만 재정에 발목…내년은 더 암울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다국적제약사들은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발표되면서 올해는 보다 많은 의약품의 급여화를 기대했다.

특히 면역항암제는 추가 적응증을, 골다공증치료제·희귀질환치료제 등이 올해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또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이들 의약품이 추가 적응증, 급여화 문턱을 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적응증 추가, 급여화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2년전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면역항암제는 올해 추가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 했지만 빈손에 그쳤다.

면역항암제 급여 적정성을 논의하기 위한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올해 3차례 개최됐지만 정부당국과 제약사간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옵디보는 위암 적응증, 키트루다는 폐암 1차 치료제, 티쎈트릭은 PD-L1 발현율 상관없이 사용하는 것 등을 내세우고 있다.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도 이들 의약품에 대한 효능은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급여 적정성을 인정해 주면 고가 항암제 사용 급증으로 보험 재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ANKL 표적 생물학적 치료제, 암젠의 프롤리아는 임상적 효과 및 제외국 가이드라인 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6개월에 1회 투여라는 투약편의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제한적 급여 기준으로 인해 여전히 2차 치료제에 머물고 있다.

현재 골다공증 1차 치료에 쓰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들은 제한적인 골절 예방 범위∙투약 방법의 엄격한 제한사항 부작용이라는 한계가 있어, 낮은 골다공증 치료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프롤리아의 1차 치료제로의 급여 적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1차 급여 논의만 한 채 아무런 소득없이 2018년이 지나갔다.

애브비의 파킨슨병 치료제 듀오도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노화로 인해 부족해지면서 운동신경이 망가지는 질병이다.

그러다 보니 도파민을 대체하기 위한 도파민효현제나 레보도파 치료가 필요한데 기존 약제들은 경구제다보니 혈중 약물 농도가 잘 조절되지 않아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듀오도파는 기존 경구제와 동일한 성분이지만 투약 방법의 변화를 줘 치료 효과를 개선했다. 십이지장까지 도관을 삽입해 젤 타입의 도파민을 휴대용 펌프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약물이 위를 거치지 않으므로 일정한 농도로 서서히 방출돼 파킨슨병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듀오도파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2015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친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여전히 비급여 처방되고 있다.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바이오젠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도 급여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1억원대 달하는 높은 치료비로 인해 급여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는 고가 항생제, 아토피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이 급여화를 기다리고 있어 정부와 제약사간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