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신진대사 오래 지속…신약후보 효과 등 장기간 조사 가능

日 연구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사람의 장관에 있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하고 실물에 가까운 입체 '미니조직'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연구팀은 사람의 장조직에 있는 단백질로부터 최적의 조합을 발견하고 생체 내부와 흡사한 배양환경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세포의 신진대사가 지속되고 조직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배양접시 상에서 신약후보물질의 효과 등을 장기간 조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연구성과는 미국 과학저널 '셀 스템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장은 음식물의 소화흡수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그 작용의 대부분은 장 내벽의 표면부분에 있는 '장관상피'가 담당하고 있다. 장관상피는 세균의 침투를 막는 점액 분비나 식욕 및 장관의 작용을 조정하는 호르몬 분비 등 다양한 기능을 구비하고 있다.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가 있지만 길어야 약 3주면 죽고 노폐물로 배출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장관상피 줄기세포가 증가하고 상피의 다양한 세포로 증식함에 따라 신진대사를 유지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스스로 고갈을 막기 위해 복제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사람의 장관상피세포에서 미니조직 제작에 성공해 왔지만, 신진대사를 재현하지 못해 1주만에 그 기능이 상실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작용을 촉진하는 단백질 등 배양조건을 고안했다. 기존 배양방법에서 사용돼 온 특정 단백질이 세포의 변화를 방해하는 점에 주목하고, 그 대신 사람의 장관조직에 있는 10종의 단백질 가운데 생체 내부와 흡사한 환경을 배양액에서 재현할 수 있는 조합을 탐색했다. 그 결과 성장호르몬의 일종인 'IGF-1'과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FGF-2' 2개의 단백질이 장관 유지에 깊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방법에서 사용돼 온 특정 단백질을 이들 2개의 단백질로 치환한 결과, 줄기세포가 계속 증가하고 상피의 다양한 세포로 자랐다. 제작한 장의 미니조직을 전자현미경과 유전자해석으로 관찰한 결과, 사람의 장관상피세포 대부분을 재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니조직에 기존 약물을 넣자 실제 사람에서와 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에서는 최소 2년 이상 장관상피로서의 기능이 유지됐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미니조직을 실험에 사용하면 신약후보물질이 체내에서 흡수되는 과정이나 효과 등을 장기간 추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동물실험에 의존하지 않고 독성확인 및 유전자해석 등을 간단하게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장내세균이나 섬유아세포도 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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