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0%로 B형간염 장기 치료 시대 개막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비리어드라는 브랜드명은 바이러스(Virus)와 길리어드(Gilead)의 합성어다. 회사 이름을 자신 있게 내 건 브랜드명을 보면, 이 약물에 대한 길리어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테노포비르는 길리어드의 HIV 및 B형간염 치료제 주요 파이프라인을 관통하는 핵심 성분이자 길리어드 파이프라인의 대들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비리어드는 HIV 치료제로 첫 선을 보였지만, 테노포비르가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 억제에도 강력한 효과를 보이며 간 경변, 간암으로의 질병 진행을 막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8년 미국에서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획득했다.

우리나라에 2012년 출시된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는 내성 걱정을 잠재워 장기 치료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같은 평가는 매출에서도 알 수 있는데 2012년 12월 출시 이후 연 처방액 557억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2017년에는 연 1,60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하며 원외처방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리어드가 국내 시장에서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기본적으로 효능과 안전성에 있었지만, 당시 국내 B형간염 치료 환경의 특징도 한 몫 거들었다고 볼 수 있다.

비리어드 출시 이전 국내에서는 라미부딘이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로 사용되었으나 장기 투여 시 약제 내성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이로 인한 바이러스 돌파가 임상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이후 출시된 아데포비어와 텔비부딘도 2년 치료 시 약 17~25% 정도의 환자가 약제 내성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경험해 장기 치료 시 내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약제 내성 치료의 구원 요법으로서는 아데포비어 혹은 엔테카비어 단독요법이 시도되었으나,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 아데포비어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데포비어에 대한 추가적인 내성을 발현시키고 바이러스 돌파현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 같은 계열 치료제인 엔테카비어 단독요법을 장기간 지속할 경우 내성 환자를 추가적으로 발생시켜 이로 인한 순차 내성 혹은 다약제 내성 발생이 문제로 대두됐다. 따라서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높으면서 내성 발현율은 낮은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리어드가 또 하나의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것은 환영 받을 만한 일이었다. 비리어드는 기존에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던 뉴클레오사이드 계열 약제 라미부딘과 다른 뉴클레오타이드 계열의 3세대 치료제로, 내성 발현율 0% 데이터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출시 이후 비리어드는 몇 년간에 걸친 다양한 임상을 통해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 비리어드 단독 요법으로 충분히 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에서도 비리어드 단독 요법의 치료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어 라미부딘 내성 또는 다약제 내성 환자의 구제요법에서도 비리어드 단독 요법은 병용요법 대비 동등한 효과를 입증하며 내성 해결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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