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에이즈치료제가 질환 정복을 넘어서 진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무더기로 약제를 복용하던 것에서 최근 2제 요법이 등장하면서 장기 복용에 따른 환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주목된다.

HIV/AIDS 치료제는 1987년 GSK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레트로비어(성분명지도부딘,AZT)를 시작으로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됐고, 오늘날에는 HIV/AIDS 환자의 기대수명이 정상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i]까지 이르게 되면서 HIV도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서 단일정복합제까지

1990년대에는 HIV 치료제의 내성문제가 보고됐다. HIV환자가 특정 약물에 내성이 생기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없어져 약제를 교체해야 한다. 이는 HIV 환자의 치료옵션이 제한되는 일이기 때문에 약물의 내성장벽은 치료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치료제에 내성 발생 빈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1996년부터 HIV의 3가지 기전을 동시에 억제하는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이 시작됐다. 3가지 약물을 병용해 HIV 감염인에게 치료를 시작하면,HIV를 지속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된이후 3제 요법은 HIV 치료의 표준 치료법이 됐다.

일반적으로 3제 요법은 기초약물이 되는 2가지뉴클레오사이드역전사효소억제제에 비뉴클레오사이드역전사효소억제제, 단백분해효소억제제, 인테그레이즈억제제 중 한가지를 추가해서 사용한다.

3번째 약물(3rd agent)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개발된 인테그레이즈억제제는 기존 약제대비 효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어 핵심약물로 자리 잡았고 GSK의 인테그레이즈억제제돌루테그라비르(DTG)는 초치료 환자 대상 임상에서 현재까지 단 1건의 내성 발현도 없었을 만큼 높은 내성장벽을 보였다.

핵심약물의 발전 뿐 아니라, 단일정복합제의 등장으로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는데 대표적으로 GSK의 트리멕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젠보야 등이 있다. 이들 약제는 3개에서 4개의 성분의 약제를 하나의 정제에 담아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HIV치료, 2제 요법 시대가 온다.

HIV 치료가 발전하면서,약물의 효능, 내성,복약 편의성은 크게 해소됐지만,아직까지환자들은 평생 복용해야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실제HIV 환자 1,111명을 대상으로한 국제설문조사결과 72%의 감염인이 치료제의장기복용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GSK는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3TC) 단 2개의 약제 연구결과, HIV 관리 기준이 되는 혈중 내 바이러스 농도가 검출한계 이하로 나타난 환자비율이 2제 요법은 91%, 3제 요법은 93%로 비열등성에 대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만족시켰다.6또한 모든 시험 치료군에서 내성 발현은 발생하지 않았다.

HIV 감염률이 가장 높은 20대 HIV 환자가 표준 3제 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면78세가 될 때까지 약6만도즈의 약물을 복용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만약 4제 요법으로 치료하면 8만 300도조를 복용해야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에이즈 치료제 장기복용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2가지 약물로도 3가지 약물과 동일한 치료 효과와 내성장벽을 보인다면, 굳이 필요한 약물보다 더 많은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평생동안 치료제에 노출되는 HIV 감염인들이 2제 요법을 통해 잠재적인 약물 독성 발생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장기 데이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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