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팀 연구
한국 유방암 환자 198명 대상…IORT 시행 범위 확대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수술 중 방사선 치료법(Intraoperative Radiotherapy, 이하 IORT)이 한국인 유방암 환자에게서 기존 방사선 치료법에 준한 효과가 있는 것을 입증해 주목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 연구팀은 유방 보존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IORT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최근 조사해 21일 이 같이 밝혔다.

유방암은 환자의 유방 보존이 가능한 경우 유방 보존술 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정준 교수, 안성귀 교수, 배숭준 교수(사진 왼쪽부터)

유방 보존술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 주지만 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만 하는데,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으면 국소 재발률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 후 방사선 치료는 원발 종양이 있던 자리에만 국소적으로 실시할 수 없어 유방 전체에 방사선을 조사해야 하고, 고용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 기간도 길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이 IORT로, 이는 유방 보존술을 실시한 후 수술실에서 곧바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IORT는 방사선 치료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부위에도 방사선을 조사해야 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어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기존 방사선 치료를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IORT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는 모두 유럽인이 대상이라 한국인을 위한 안전성 및 재발‧사망률에 대한 학술적 검증 자료가 전무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는 정준 교수팀이 국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IORT의 안전성에 대한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다.

이번 연구는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용법과 용량, 안전성 등을 연구하는 2상 임상시험 형태로 실시된 것으로 유방 보존술 및 IORT를 받은 유방암 환자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198명 중 33명(16.7%)에서 합병증이 나타났는데, 기존 연구에서 밝힌 표준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발병률 15.0%와 유사한 수치이라는게 정준 교수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수치는 IORT가 기존 방사선 치료법과 견줘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 치료 때문에 발생하는 합병증과 가슴 크기와는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아울러 방사선 치료 때문에 발생하는 합병증은 고령일수록,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준 교수는 “IORT는 수술 중 고용량의 방사선을 직접 쬐어 추가 방사선 치료 기간을 대폭 줄이고 필요한 부분에만 국소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에게도 큰 문제없이 IORT를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안성귀 교수 또한 “한국 유방암 환자의 IORT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자료를 최초로 마련한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유방암 치료법 개발 및 IORT 시행 범위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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