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임상시험에 변화 전망…보안·구인난 등 선결돼야

포브스·바이오파마다이브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인공지능이 앞으로 신약개발에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선결 과제도 존재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파렉셀에 의하면 현재 신약 승인신청에 쓰이는 임상시험 400건에 대해 수집·이용되는 데이터 양은 약 160테라바이트(TB)인데 비해, 앞으로는 웨어러블 기기의 유입으로 단 하나의 연구 당 데이터 양이 50~80TB에 이를 수 있다. 이는 기존 데이터 센터 인프라로 더 이상 관리 불가능한 수준일 뿐 아니라 제약업은 고도의 규제를 받는 산업으로 가이드라인을 지켜야만 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상 환자 식별 데이터에 프라이버시도 확실히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거대한 양의 고품질 데이터는 그로부터 컴퓨터가 학습하는 능력을 통해 가치를 발하는 만큼 클라우드 기반 AI에 기대가 높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단지 AI뿐만 아니라 센서와 전자의료기록(EMR) 통합에 의한 빅데이터, 원격 통신 및 의료의 발전에 의해 10년 뒤엔 신약개발을 위한 기존의 장소-중심적 1~4상 임상시험 모델에 근본적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즉 센서, 연구앱, 봇 및 의사가 보내는 지역 홈케어 간호사의 조합으로 환자 중심적인 원격 임상시험이 모두에 접근 가능해지며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을 관측이다. 구체적으로 가상 환자의 개발 및 모델링으로 약물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고 가장 맞는 용량을 발견할 수 있으며, 기계학습 및 딥러닝은 입력에 따라 특정 요소를 예측하는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어 부작용과 환자 순응도 및 탈락 또한 예상할 수 있다. 아울러 RPA(robot process assistant) 같은 대화 봇은 단순히 반응할 뿐 아니라 행동으로부터 배우고 다른 맥락에서 더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 다만, 그때까지도 정기적 방문과 의사의 엄격한 관리 하에 탐구적 2~3a상 임상시험은 봐야겠지만 그 수는 급감할 예측이다. 특히 4상 시험 같은 임상적 연구 및 케어의 통합은 m헬스로 변모되며 점점 더 원격으로 행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MSD·GSK·화이자 등 다국적사는 지난 2012년 이래 각종 제휴를 통해 AI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IBM도 이미 일부 관련 실패를 겪고 많은 스타트업이 금세 사라지는 등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므로 파렉셀은 지금으로서 기계학습 기술을 전체 신약시험에 주류로 이용하기 전 최적화 및 검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AI 기술이 비용-효율적인 솔루션이긴 해도 환자 혹은 상업적 이유로 프라이버시가 중요한데 아직 보안은 그만큼 성숙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AI는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아직 제한적 영향에 그치고 있지만 복잡하고 어렵기로 악명 높은 신약개발에 적용될 가능성으로 제약계의 관심은 높은 가운데 최대 장애물은 구인난으로 주목됐다. 바이오파마다이브에 의하면 AI 알고리즘의 성공을 위해 인재가 중요하지만 신약발굴 기술을 갖춘 컴퓨터 과학자에 대한 구인난이 심각하다. 우선 빅데이터 분야에서 제약뿐 아니라 전산업에서 인력을 구하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러 고용주 사이 경쟁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관련 인재의 연봉은 10만~20만달러에 이른다. 더구나 MIT 교수에 의하면 현재 최고의 기계 학습 인력들은 제약업계에 있지 않으며, AI와 화학·생물학 모두 갖춘 인재라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를 더 선호한다는 것.

이와 같이 많은 AI 인재들이 생명공·제약 외 기술·금융·광고 등에 고용된 상태며 경험이 있다 해도 화학이나 생물학·게놈에 대한 깊은 이해는 부족한 상태로 실험과 컴퓨터 기술에 걸친 팀을 구하는 게 난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관해 기계학습 전문가들에 대해 가능한 빨리 생물학적 언어를 습득토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업계서도 컴퓨터와 실험 분야 사이에 의식 및 커뮤니케이션 향상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노바티스도 대부분의 인력이 생명과학 아니면 컴퓨터 한쪽으로 치우쳐 둘 다 갖춘 사람은 매우 귀하며 AI 인력을 모집하고 유지하데 어려움을 토로한 가운데, 전사적 목표로 디지털 의식 향상을 위해 연구진에 대한 데이터 과학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계서도 MIT가 내년부터 기계학습과 생명과학을 묶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같은 극복 과제가 있지만 정밀의학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속한 신약 개발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기대로 제약시장에서 AI 기술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벤처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다만, AI 스타트업이 약물발굴 기간을 수년에서 수개월 또는 수주로 단축시킨대도 여전히 생물학은 복잡한 문제인 만큼 AI 자체로 신약을 만들어낼 수는 없으므로 경험적인 생물학이 우선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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