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불량한 전이성 유방암에 리보시클립·아베마시클립 등 치료 옵션 확대로 생존기간 향상 기대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PD-L1 발현율 상관없이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요법 새 표준치료로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간암 및 췌장암 등 예후가 불량하고 치료옵션이 없거나 제한적이어서 이른바 ‘치료 사각지대’였던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치료 옵션의 확대로 인해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김태유, 서울의대)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 가톨릭의대)는 21일 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제2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항암치료요법 최신 경향을 공동으로 소개했다.

이날 이경은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에 대해, 이경원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폐암에 대해,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간암 및 췌장암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경은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전이성 유방암 치료 옵션에 ‘리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 추가

우선 이경은 교수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전이성/재발성 유방암 치료에 ‘리보시클립(Ribociclib)’과 아베마시클립(Abemaciclib)’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추가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에는 폐경 후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1차요법으로 CDK4/6 억제제인 팔보시클립과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병용요법으로 사용됐으나 같은 기전 약제인 ‘리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이 최근 임상연구 ‘MONALEESA2’, ‘MONARCH3’를 통해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

또한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것이 국내 실정인데, 최근 폐경 전 여성에게 리보시클립을 사용했을 때 폐경 후 여성에게 사용했을 때와 유사한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있다는 MONALEESA7 연구결과도 발표됐다는 점을 강조한 이경은 교수이다.

이 교수는 “유전성 유방암 중 하나인 BRCA 배선돌연변이양성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 최근 올라파립(Olaparib), 탈자조파립(Tazoparib) 등이 잇따라 임상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입증하고 있어 표적치료제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 전이성비소세포 폐암, PD-L1 발현율 무관 면역관문 억제제 병용요법 새 표준치료 제시

이경원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어 이경원 교수는 면역 관문 억제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의 병합 임상연구인 ‘Keynote-189, 407, IMPOWER 150’ 등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경원 교수는 “현재까지 면역 관문 억제제의 경우 PD-L1 발현율이 높은(TPS≥50%) 환자들을 대상으로만 단독 요법으로 사용됐다”고 운을 뗐다.

즉, 과거에는 Keynote-024 연구를 근거로 PD-L1 고발현 환자만을 대상으로 1차 요법으로서 면역 관문 억제제 단독 요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인공면역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약제이다.

PD-L1이란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종양에 PD-L1이 있는 환자 대부분은 면역 관문 억제제 사용 시 큰 치료 효과를 경험할 수 있어 면역 관문 억제제의 효과 예{측 바이오마커로 불린다.

이와 관련 이경원 교수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1차 치료 약제로서 면역 관문 억제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를 함께 사용할 때 기존 표준 항암치료인 세포 독성 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군과 비교 시 반응률과 전반적인 생존률 지표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올해 Keynote-189, 407, IMPOWER 150 등이 발표되면서 모든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PD-L1 발현률과 상관없이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요법이라는 새로운 표준 치료가 제시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 간암과 췌장암 분야 치료 옵션 다양화 되고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치료 방법이 적고 전신 항암화학요법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아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암인 간암과 췌장암 등도 치료 옵션이 다양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간암의 경우 렌바티닙(Lenvatinib)과 소라페닙(Sorafenib)의 비교 임상연구 결과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색전술, 수술 등의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해 렌바티닙이 1차 표준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명아 교수는 “렌바티닙은 소라페닙과 비교해 중앙생존값은 동등한 효과를 보이고 무진행 생존기간은 더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며 “이로써 그동안 유일한 표준치료로 사용된 소라페닙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다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간암 면역항암제의 경우 니볼루맙(Nivoluimab)이 간암 환자의 2차 치료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은 비교 3상 연구가 완료돼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 이명아 교수이다.

끝으로 이 교수는 “췌장암은 이미 암이 진행돼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대상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행하는 고식적 요법에 폴피리녹스(FOLFIRINOX)나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Gemcitabine/Nab-paclitaxel)과 같은 약제가 소개되면서 과거에 비해 생존 기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종양내과학회는 학회 창립일인 11월 26일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하고 대국민 항암치료 인지도를 높이는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다.

김태유 이사장은 “올해 캠페인은 암 환자와 종양내과 의사들이 함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들을 담은 ‘동행 사진전’과 ‘항암치료 바로알기’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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