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 “혈관질환 급증따라 정부차원 중장기대책 필수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생존율이 늘고 있는 암과 달리 사망률이 늘고 있는 ‘심뇌혈관질환’에 대해 보건당국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당국에서 사망원인으로 손꼽히는 심뇌혈관질환에 대해 정부차원의 추진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한 바 있지만 오히려 관련 예산은 삭감됐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분당21세기내과의원)은 지난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의 24.3% 차지하고 있고, 이로 인한 진료비와 사회경제적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심뇌혈관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4년 229만명에서 2016년 247만명으로 18만명 가량이 늘었으며, 동기간 사망자는 5만1000명에서 2000명(4%)이 늘어난 5만3000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 집행은 오히려 거꾸로 역행하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11개 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은 2013년 126억원에서 2018년 84억으로 33%나 감소했다”라며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혈관질환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가차원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질검사 기존 2년으로 복귀시켜야=이밖에 올해부터 4년으로 연장된 국가건강검진의 지질검사 주기를 다시 2년으로 복귀시켜야한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지질검사 주기를 4년으로 결정되게 한 주요 연구가 중성지방이나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고려하지 않은 총콜레스테롤만으로 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연구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조기발견으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적 비용, 효과 측면도 고려되지 않았다”라며 “공단의 대사증후군(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등 항목) 관리사업과도 역행한 결정이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이상지질혈증을 포함시켜야한다”라며 “심뇌혈관질환의 기여위험으로 흡연과 고혈압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이상지질혈증을 간과해서는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국가검진 65세 이상 심전도 검사 추가 필요=끝으로 김 회장은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65세 이상의 경우 심전도 검사를 추가해야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뇌졸중과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조기 검진하고 치료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심방세동의 경우 뇌졸중의 주된 위험 인자 중 하나”라며 “무증상 환자에서 조기진단해 적절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수많은 환자들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임상순환기학회는 500여명의 의사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심부전 등 일차진료에 필요한 순환기질환의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특히 학회는 국내 최초로 경동맥 초음파 포켓북을 출간해 배포했으며, 추후 개원의들이 진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켓북을 추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