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치매 국회토론회서 기공 요법 효과성 강조…최대집 의협 회장, SNS로 비판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학술논문 부정하는 명확한 근거 제시 할 것’ 재반박 나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의협과 한의협이 ‘태극권’을 두고 맞붙었다.

한의협이 주관한 치매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한의계 관계자가 기공 요법의 치매 예방 효과를 설명한 것을 두고 의협 최대집 회장이 SNS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재반박을 이어간 것.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치매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개최된 '치매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국회 토론회 자료집에 실린 '기공'의 효과 중 일부 내용 발췌.

이날 발제를 맡은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는 미국 노인의학회 저널과 대한치매학회 등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및 학술논문을 근거로 ‘기공 요법’의 효과성을 설명했다.

조성훈 교수는 “노인의 인지 기능에 대한 태극권의 효과를 메타분석한 자료가 2014년 미국 노인의학회 저널에 발표됐다”며 “자료에 따르면 태극권은 건강한 노인과 인지기능 저하 노인 모두에서 인지기능 개선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기공의 효과는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2017년)에서 천상명 동아의대 교수의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32명을 태극권 훈련그룹과 인지교육 훈련그룹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태극권 훈련그룹에서 체력과 기억력 등이 개선된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SNS 계정을 통해 한의계의 ‘태극권’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대집 회장은 “태극권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면 취권이나 영춘권, 다른 권법들, 화타 오금희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뇌신경인지과학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는 여전히 난치병”이라고 지적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SNS 글.

특히, 환자는 무분별하고 근거가 빈약한 치료의 실험 대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2018년 세계에 이런 토론회를 대체 무엇 때문에 개최하는 것이냐’며 강도 높게 비판한 최대집 회장이다.

끝날 것 같던 ‘태극권’ 논란은 최대집 회장의 SNS 글 게재 다음날, 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재반박에 나서 재점화됐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한의계의 ‘태극권’ 주장을 반박하는 최대집 회장이 직접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최 회장이 명확한 근거제시를 못할 경우, 독점주의에 편승해 악의적으로 한의약을 폄훼하고 국민을 기만한 ‘가짜뉴스 생산자’로 불명예스러운 오명이 돌아갈 것이라는 경고도 전한 한방신경정신과학회이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는 “최대집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엽적인 인식개선사업의 예시인 기공요법을 의도적으로 부각해 평가절하했다”며 “다른 사람도 아닌 의사협회 회장이 논문 사이트 검색만 해도 확인 가능한 사항을 취권이나 영춘권 등으로 조롱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기공 치료 효과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미국 노인 의학회 저널(2014년·2016년,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미국의사협회지(2012년,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치매 분야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2012년,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2017년, 천상명 동아의대 교수 발표) 등이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는 “발표 자료 중 우리나라 연구결과는 의과대학 소속 교수가 지난해 치매학회 학술대회에서 진행한 내용”이라며 “최대집 회장이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부정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의료계와 한의계의 '갑론을박'은 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근거로 제시한 연구결과 및 논문들의 학술지 게재 진위 여부 확인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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