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승복하지 않는 의사회 회무 배제 등 패널티 공식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회장 선출방식을 두고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나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봉합을 위해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칼을 빼 들었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 등 상위단체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봉합에 난항을 겪자 공식적으로 여론 조사에 수긍하지 않는 단체에 패널티를 주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산부인과의사회의 내부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이들의 봉합의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K-Vontiin 시스템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산부인과 통합 투표결과

설문조사는 의원급 의료기관 산부인과 전문의 25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 항목은 △두 산부인과의사회 간 통합을 찬성하는지 여부 △직선제에 의한 회장 선출에 찬성하는지 여부 △직선제 회장 선거 시기 등이다.

이 결과 대부분 산부인과 의사들이 봉합을 원하고 있으며, 특히 10명 중 9명 이상이 직선제 회장 선거를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에서는 설문조사 결과대로 선거를 진행하자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충훈 회장이 이끄는 산부인과의사회는 결과를 인정할 수 없을뿐더러 ‘규정’과 ‘정관’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이 봉합은커녕 내분만 과열되고 있어 산부인과학회 측에서는 공문을 통해 설문조사에 대한 패널티를 공식화한 것.

의료계 일각에 따르면 산부인과학회는 지난달 26일 만약 설문조사의 결과를 승복하지 않는 단체가 있다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파견된 위원들의 학회 내 모든 위원직 해촉 및 회무 배제 △연수교육 등 학회 소속 교수들의 출장 및 좌장 활동 제한 △연수평점 불인정 의협 건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충훈 회장이 이끄는 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정관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설문조사에 의한 선거도, 패널티도 모두 거부한다는 의미다.

이충훈 회장은 “학회의 공문에 답변 공문을 보낸 상황”이라며 “추후 경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정관이 있기 때문에 규정과 절차에 따라 통합과 회장선거가 진행돼야한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충훈 회장 측은 지난 11월 8일 산부인과의사회 봉합을 위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와 산부인과학회, 의협이 모여 논의하는 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의협이 선관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최대집 의협회장이 회원들의 뜻에 따라 절차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으며, 그 전 단계로 이충훈 회장 등 의사회 측과 만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만약 의협에서 투표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학회 주도로 선관위를 구성해 선거를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의협에서 책임졌으면 한다”라며 “의협 정관에 의하면 산하단체 회무에 대해 지도감독을 할 수 있고, 분규가 있었을 때 그 조정을 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