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외래에 ‘우리 아이 비소 맞았는데 어떡하냐’ 문의 쇄도
전문가, ‘과도한 공포감 조성 말아야’

피내용 BCG 백신과 경피용 BCG 백신 접종 예시.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경피용BCG백신 첨부용액에 기준을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 일선 소아과에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을 비롯, 전문가들은 과도한 공포감 조성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8일 오전 일부 소아과의원과 종합병원 등에서는 경피용BCG백신을 접종한 아이 엄마들의 문의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아과 전문의는 “지금 전화 응대부터 시작해서 무작정 부모님들이 찾아오시는 등 한 마디로 제대로 진료가 어려운 ’마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피용BCG백신은 보건소가 아닌, 일선 의료기관에서만 접종이 가능한 백신으로 국가결핵예방접종용 백신인 피내용BCG 백신과 달리 유료다. 이 때문에 일부 부모들은 ‘의료기관이 돈 벌려고 공짜 백신 대신 돈 받고 비소 백신을 접종한 것이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보는 백신 전문가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이번에 회수조치된 경피용BCG백신의 문제는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닌 첨부용제인 생리식염수액의 문제다.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 현재는 백신의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게다가 비소와 비소화합물의 경우 차이는 있지만, 문제가 되는 생리식염수를 통해 접종하게 된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노출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구원 등에 따르면 비소는 대다수의 상수도 수질중에는 10㎍/ℓ미만으로 존재하고, 식료품에 1㎎/㎏(건조물) 이하, 양 물고기 중에는 식료품보다 더 높은 농도로 존재할 수 있다.

특히 비소는 원소상태로는 거의 흡수되지 않으나 As3+, As5+의 무기화합물 형태로 소화기를 통해 신속히 흡수되지만 생물학적 반감기는 10시간 내지 수일이며, 대개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설된다. 첨부용제 최대함유 비소량인 0.039㎍(0.26ppm)은 1일 허용량의 1/38 수준이라는 것이 식약처 측의 설명이다.

백신연구에 능통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그 정도 양으로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불구, 과도한 공포감 조성은 오히려 국가결핵예방과 나아가서는 집단면역체계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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