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선근종과 무관하게 병변 제거..수술 이후에도 태아의 자궁 내 발달 이상 없어

을지병원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그동안 임신 불안정 문제로 기피되어 온 자궁선근종 절제 수술이 국내연구팀의 임신 안정성 증명 연구로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기존의 자궁선근종이 발견된 여성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끝나더라도 임신 가능성에 대해 자유롭지 못했다. 오히려 자궁선근종을 완전 절제 한 이후 자궁 성형 보존술이 임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잘못된 인식이 높았었다.

이러다 보니 자궁선근종을 앓는 여성의 경우, 극심한 통증과 다량 출혈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회피하고 약물치료와 인공적 보조생식술만 시도해 실패를 반복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권용순 을지병원 교수의 연구결과, 자궁선근종 완전 절제 수술 후 상당수 여성들이 임신에 성공했으며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권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여성의 자궁을 보존하는 자궁선근종 수술에 대해 복강경과 개복의 수술법을 평가하고 분석했고, 그 결과 선근종의 확산 범위와 무관하게 병변을 완전 제거하는 수술방식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입증했다.

자궁선근종 여성들은 수술 후 임신 가능성이 관건인데, 선근종을 부분 절제하는 것은 수술 이후 지속적으로 약물치료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증상 재발률과 임신 합병증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어 권 교수는 2011년 5월부터 6년간 230명의 자궁보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임신 및 출산 예후를 살펴봤다. 관찰 결과 이 중 일부만 임신을 시도했고, 수술 후 총 26명이 임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임신은 12명, 인공적 보조생식술 도움을 받은 사람은 14명이었다. 이 중 2018년 9월을 기준으로 18명의 분만이 보고되었으며, 타원에서 분만한 경우를 제외한 자궁보존술 후 출산한 16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궁선근종 수술 후 출산까지의 과정이 어느 평범한 임산부와 다를 게 없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후 예후 또한 좋게 나타났다. 16명의 분만은 모두 제왕절개를 시행했으며, 평균 분만 주수도 36.3주로 만삭에 가까운 주수이다.

아울러 출산 시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량의 출혈 및 이로 인한 응급 자궁 적출이나 자궁 동맥 색전술을 시행한 경우는 없었고, 태만 만출 후 자궁 수축력은 정상적으로 진행돼 산후 출혈의 합병증도 없었다.

신생아의 경우 출생 체중의 중앙값이 2.78kg으로 평균 50% 수준인 정상 체중을 갖고, 태반과 태아의 순환장애로 발생하는 태아 발육저하 소견도 없었다.

다만 정상 산모보다는 임신 중간 입원일이 증가한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자궁선근종 수술 환자의 경우 조기 진통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입원해 산과 전문의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자궁선근종 수술적 치료 이후에도 출산 후 회복된 자궁의 환경은 정상적 환경과 매우 흡사하며, 태아의 자궁 내 발달 및 성장이 지극히 정상적 소견을 보였다.

을지병원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는 “자궁보존 수술을 받았던 여성들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수술적 치료가 진행되었고, 수술 후 임신까지 평균 1.8년이라는 시간을 가졌다”며 “실제로 일부에서 미만성 자궁선근종의 극심한 증상을 견디거나 내과적 약물치료, 반복되는 인공적 보조생식술을 시도하다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교수는 “자궁선근종 환자들이 안전하고 검증된 자궁보존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통증에서 벗어나고, 누적된 임신 출산 환자의 지속적인 진료 및 연구를 통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권용순 교수는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산부인과 학회(SEUD, Society of Endometriosis and uterine disease)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했으며, 1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제26회 세계산부인과 불임학회(COGI)에서 ‘자궁선근종, 자궁보존 수술 후 임신 및 출산 예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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