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욱 노인병학회 회장, “노인병 인정의 배출 등 학회 차원 주도적 역할 가능”
유형준 50주년 기념사업 단장, “노인병 관련 연구·공부한 전문성 인정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에 의료진이 배제된 컨트롤타워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입 초기에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워야만 제대로 된 안착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노인병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노인병학회 백현욱 회장

이 같은 우려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대한노인병학회 백현욱 회장(분당제생병원)과 기념사업단 유형준(CM병원) 단장을 통해 최근 제기됐다.

이들은 커뮤니티케어가 일본의 모델을 많이 가져왔지만, 일본과는 다른 특징과 변화 속도 탓에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백현욱 회장은 “기본적으로 건강수명을 높이는 것이 노인병학회의 목표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등을 변화시켜 질환을 예방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때문에 최근 정부차원에서 움직임이 시작된 커뮤니티케어를 환영한다”고 운을 뗐다.

즉, 노인의료비가 2017년 기준 연간 27.1조를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수명을 늘리고 의료비를 줄이자’는 노인병학회의 목표는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안착 포인트와 맞닿아 있다는 것.

백현욱 회장은 “현재 공개된 커뮤니티케어의 모델에는 의료 파트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대한의사협회 조차 활동이 부진한 모양새는 다소 우려된다”며 “더 큰 걱정은 자칫 의료진이 배제된 또 다른 커뮤니티케어 컨트롤 타워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형준 단장 또한 학회가 추구하는 ‘건강한 수명 증가’와 ‘노인 의료비용 감소’를 위해서는 빠른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뒤따라야 하며, 이 같은 일은 전문 지식과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형준 단장은 “건강수명 비용을 적절하게 줄이기 위해서는 ‘과연 현재처럼 하는 것이 합당하느냐’, ‘누가 담당해야 효과적이냐’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노인병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경험한 노인병 전문의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형준 대한노인병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단 단장

다시 말해 노인은 질병의 다변성이 특징인데 각 개별 전공 지식을 넘어선 노인병 관련 지식의 심층 있는 연구를 한 경험자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노인병학회의 경우 현재 7천4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노인병 관련 전문 집단으로, 다른 학회들과 달리 임상 각과가 사실상 빠짐없이 모두 참여하는 학회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노인병학회가 노인인구 급증과 노인의료비 증가 등으로 인한 사회적·의료적 문제, 나아가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추진에 적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백현욱 회장과 유형준 단장이다.

백현욱 회장은 “커뮤니티케어와 노인병이 발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노인병학회에서 배출한 노인병 인정의 등 수많은 인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이어 “일본과 프랑스의 고령사회 속도와 달리 우리나라는 준비과정이 부족하다”며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케어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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