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외국약가 참조기준 개선방안 연구’ 시작
KRPIA, 이의경 교수 연구 업데이트 발표

아비벤쇼산 KRPIA 회장(사진 왼쪽)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다국적 제약사와 정부가 외국약가 대비 국내약가 수준을 두고 국회에서 충돌한 가운데, 양 측이 각자 근거 자료 창출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31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각각 외국약가 참조가격 개선방안과 국가별 신약가치 비교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외국약가 참조가격 개선방안’을 연구 용역 과제로 발주, 외국약가 참조국 목록을 추가하거나 변경하고 외국약가 산정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직 계약이 체결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연구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RPIA는 심평원보다 한 발 빠르게 국내외 약가 비교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의경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11월 2일 한국보건행정학회에서 ‘국가별 신약가치 비교’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연구는 이의경 교수가 지난 2014년 진행했던 연구인 ‘우리나라와 OECD 국가의 평균 약가 수준 비교 연구’를 업데이트한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양 측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보고서는 향후 정부-다국적제약사간 약가 협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9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와 다국적제약사는 현재 국내로 도입되는 신약의 약가 책정에 대해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었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아비 벤쇼산 KRPIA 회장은 “협회는 한국 정부의 정책방향처럼 환자의 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고수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각 제약사별로 실제 약가와 경제성평가 결과를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한데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고 물러서기도 했다.

이에 비해 복지부는 작심한 듯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빠른 신약 도입은 높은 약가를 의미한다”며 “약가 산정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평원과 KRPIA 측의 보고서는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신약이 도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산출 근거로 내세울 수 있어 향후 약가 협상에서 지렛대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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