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대전협 회장, 국립대병원장에게 서신 보내…병원장 의료계 열악함·부조리 먼저 지적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이승우 대전협 회장이 전국 국립대병원장들에게 무면허 의료행위의 원인이 ‘전공의법’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하기 위한 서신을 보내 화제다.
일부 국립대병원이 국정 감사에서 전공의 인력 공백에 따른 간호 인력 운영의 불가피성을 호소한 사실을 비판하고 지적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전공의가 의사 본연의 업무를 해 국민 앞에 떳떳한 전문의가 될 수 있는 수련환경 마련을 부탁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숭우 회장이 최근 국립대병원장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편지에서 이승우 회장은 국정 감사에서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이 무면허 의료행위의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전공의 정원 감소 및 충원 미달, 전공의법을 핑계로 삼았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했다.
이승우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계는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전공의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등 기형적으로 흘러왔다”며 “병원이 공장처럼 변해가는 현실에서 정작 환자 안전은 위협받고 있고 교수님들은 전공의를 가르칠 시간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즉,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수련환경 속에서 모든 전공의가 수련을 포기하면 대한민국 의료 전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를 피교육자가 아닌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병원장들은 인력 고용의 어려움이 있다면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나 전공의 수련보조 비용 등의 필요성을 피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가 부족하면 무면허의료행위를 허용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무면허의료행위가 근절돼야 한다고 말하고 의료계의 열악함과 부조리함,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앞장서서 말해줘야 하는 것이 병원장님들”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피 과목이라고 일컫는 육성지원과목에 전공의가 왜 부족한지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승우 회장은 “병원장님들이 나서서 정부에 대안을 제시해 의사를 더 고용하고 재정적 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병원은 전공의법 근무시간 제한으로 인한 추가 인력을 고영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국가에 재원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준비 없이 결국 전공의 수련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인력 공백을 운운하며 불법을 합법화하려는 미봉책만 외치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이승우 회장은 “국립대병원에 대한 실망은 이번만이 아니다”며 “전공의 민원이 상대적으로 국립대병원에서 더 빈번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병원이 과연 수련병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아직도 전공의가 환자 진료가 아닌 잡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료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전공의로서 우리는 환자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는만큼 경영수단이 아니라 같은 의사로서 존중받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