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공공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종사 부문·지역 분포 문제일 뿐”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전공의들이 정부의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추진을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이승우)는 ‘의료취약지에 장기간 근무할 공공보건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23일 발표했다.

단, 의료 양극화 해소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한 지역 공공보건의료의 발전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은 성명서를 통해 공공의료에 인력이 부족한 것은 종사 부문과 지역에 있는 분포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양적인 공급량을 증가시킨다고 해서 분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잘못됐으며 분포를 고르게 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대전협은 “민간의료 주도의 의료시스템에서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지속적인 지역사회의 모니터링과 지역 민간의료와의 신속하고 긴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현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 필요한 공공의료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거점병원 중심으로 환자회송시스템을 보다 발전시키고, 보건소의 취약계층 모니터링 역할과 지역의사회를 통한 지역사회 방문 진료 등을 확대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믐 점을 강조한 대전협이다.

대전협은 단기간에 전문과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효율적이지 못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전협은 “질적인 면에서 공공의료대학원은 기존의 다른 의과대학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며 “우수한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프라, 교육 수준, 역사성, 경험 등이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협은 법률안 제21조가 규정한 교육·실습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열악한 근로조건과 환경으로 인해 전공의 충원이 어려운 상태이고, 최근에는 일부 과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 업무를 보조한 이후 이를 전공의 부족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사실도 예로 들었다.

이에 대전협은 법률안의 입법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수련과정에서의 국가 지원 및 의무 복무 등의 방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에 운영 중인 국립의과대학 가운데 수련환경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기관을 중심으로 정원을 배분해 위탁 교육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대전협은 “공공의료 종사자의 양적인 공급뿐 아니라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국회에서 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대한민국 현 의료시스템 안에서는 공공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대전협은 이어 “전문성과 수련환경이 미흡한 공공의료기관들의 현재 상황을 보았을 때 그 역할과 수준의 향상 없이 밀어붙이기식 공공의대 설립은 양적, 질적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인기영합적이고 근거 없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지역 공공의료를 발전하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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