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여개국 가정의학과 의사들, 불법 원정장기이식 막기 위한 국제연대 활성화 다짐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세계가정의학회(WONCA)에 참석한 110여 개국의 의사들이 중국에서 일어나는 강제 장기적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한국의 장기이식법 개정에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IAEOT(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Ethical Organ Transplants)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가정의학회에 참가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강제장기적출 실상을 알리고 이와 관련 불법 원정장기이식을 근절하기 위한 장기이식법 개정 캠페인을 벌였다.

학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양심수들에 대한 반인륜적 강제장기적출 실태는 2006년경부터 각국 인권단체 및 유엔 인권조사관 등의 객관적인 증거조사를 통해 밝혀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국 BBC에서도 집중적으로 심층보도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슈로, 안타깝게도 많은 한국인들은 이러한 실상을 모른 채 중국행 불법 원정장기이식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

IAEOT는 우리 국민이 이와 같은 반인류범죄에 연루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동의 받지 않은 장기를 이식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해외 원정장기 이식의 경우 장기출처 및 기증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의료보험 등의 수급을 제한하도록 장기이식법 개정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세계가정의학회에 참석한 국내외 의사들은 IAEOT의 이번 캠페인을 통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강제장기적출 실상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다수가 한국의 장기이식법 개정 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의사 스리 와후 타헤르는 “대만 및 한국에서 생체장기적출 반대하는 단체에 관심을 갖고 지지해줄 것을 호소한다”라며 “말레이시아 환자와 가족, 그리고 간호사들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루트로 더 나은 케어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 의사 르 치콘은 “2000년 이후 중국에 가서 수술을 받은 베트남 환자는 무려 500배로 늘었지만, 우리는 진정한 데이터를 알 방법이 없다“라며 “많은 증거들은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도 감옥에 갇힌 수감자와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도둑질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IAEOT 이승원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 참여를 통해 진상을 모르던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이 사건은 반인륜적 사건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게 되었다”라며, “인권을 무시하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이 사건이 종식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IAEOT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만 TAICOT 등 아시아 각국의 의료인 단체와 연대해 불법적인 장기 밀매와 해외 원정 장기이식을 종식시키기 위한 입법활동 등을 전개해 나아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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