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영 교수 "약대만의 인문학교육에 대한 논의 시작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6년제 약학대학이 시행될 예정으로 약학교육에서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의 교양과목만이 아닌 약대만의 인문약학 교육을 확립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연세대 약대 강혜영 교수(사진)는 ‘인문사회약학교육의 미래발전방향’ 강연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인문약학 교육의 목적을 ▲환자중심적인 이해 ▲전문성을 가진 약사와 연구자 양성, 총 두가지로 제시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사의 능력판단 기준은 물질중심적으로 움직였으며 의약품의 생산과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환자가 현재 처한 환경이나 심리, 약력관리를 통한 환자중심적 사고능력이 중요하게 된다는 것,

강 교수는 “향후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약학 인재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약사직능을 위해서도 개발, 생산, 유통, 판매 등 의약품의 전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이해 당사자간의 이해득실과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사회학적 지식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교수는 “현재 의대, 간호대, 치대, 한의대등 다른 보건의료계 대학의 인증평가기준을 살펴보면 이미 인문학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고 약학도 이런 흐름에 편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의대 인증평가기준에는 기초의학, 임상의학, 의료인문학을 개발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간호대학 인증평가에서도 전공기초에서 인문사회과학 교과목을 8학점 이수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강 교수는 약학교육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을 위해 추후 타 보건의료계 대학의 교과내용, 교수법, 교과 및 비교과과목 혹은 통합교육 등에 대한 심층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약학대학 외에 총 58개 보건의료계 대학에 대한 인문사회과학 교과과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인문소양을 갖춰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이유를 깊이 생각하고 질문을 던져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또한 향후 중요해질 팀의료 등의 활동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다른 보건의료 팀원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교수는 “보건의료계의 경우 기초과학에 기반을 두다보니 이분법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인문교육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과거에는 약사가 환자 한명에게 약료서비스를 제공해서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앞으로는 신약을 잘못 개발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급을 줄수 있다”며 “하나의 약물을 개발하더라도 약사는 이익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학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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