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멸종위기 4종 포함 총 528종 야생생물 서식 확인

[일간보사=이정윤 기자]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제주 한라산에 위치한 습지보호지역인 ‘숨은물뱅듸’를 정밀 조사한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을 확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을 포함하여 총 528종의 야생생물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은 해발 980m에 위치했으며,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 속한 특이한 산지습지다. 2015년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으며, 헝겊 조각처럼 패치(patch) 형태로 분포하는 ‘나무 섬(tree island)’이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이번 정밀 조사는 ‘습지보전법(제4조)’에 따라 숨은물뱅듸가 2015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가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며, 2017년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했다.

이번 조사결과,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물웅덩이는 ‘고층습원형 오미(물이 괴어 있는 곳을 뜻하는 우리말)’라고 분류되는 국내 희귀 서식처이며, 고유의 생태계가 양호하게 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층습원은 북반구에 주로 분포하며, 특징은 약산성 빈영양상태의 토양에서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같은 식물이 자란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산지습지는 저층습원으로 영향이 풍부한 토양상태에 갈대, 부들, 창포,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이 주로 자라는 식생을 보인다.

숨은물뱅듸에서 고층습원의 특징을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됨에 따라 이곳은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로 물이끼 군락이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층습원 습지로 확인됐다.

숨은물뱅듸 물웅덩이는 주변의 세 개의 오름(삼형제오름, 노르오름, 살핀오름)에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받는다.

이는 식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생 동물에게 물을 제공하여 주변생태계를 보전·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정밀 조사에서 나타난 생물종은 식물 291종, 조류 33종, 포유류 6종, 양서파충류 9종, 육상곤충 124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19종, 동식물플랑크톤 46종 등 총 528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Ⅰ급인 매, Ⅱ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다.

고유종은 개족도리풀, 바늘엉겅퀴, 벌깨냉이 등 15종이며,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Ⅴ등급 7종, Ⅳ등급 9종이 각각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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