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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당뇨치료제 허가·급여 개선 ‘목소리’‘선진 외국이나 국내 고혈압치료제에 비해 너무 복잡 혼선초래’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당뇨병치료제 병용요법에 관한 국내 식약처 허가내용이 선진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관련학회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급여기준 또한 복잡하게 얽혀 의료현장의 혼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으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뇨병치료제 허가·급여기준 복잡 ‘이대로 안된다’ 공감대

이 문제는 최근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보험법제위원회 토론에서 집중 논의돼 당뇨병 치료제의 허가 및 급여기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울산의대 이우제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현행 국내 당뇨병 치료제의 급여결정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사항이 외국은 물론 고혈압 등 국내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선진 외국의 경우 허가사항에서 처방대상의 연령이나 질환 특성만을 간략하게 기재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식약처는 허가사항 기재시 근거로 제출된 임상연구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식약처 허가사항 내에서 급여기준을 설정해야 하는 원칙으로 인해 당뇨병 치료제의 급여기준마저 복잡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실제 지난 2014년 9월 SGLT-2 억제제 중 가장 먼저 국내 출시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 우리나라는 병용요법 처방시 허용되는 6가지 조합을 상세히 나열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포시가의 메트로포르민과의 2제 병용투여 허용과 관련, ‘이전 당뇨병 약물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으며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이 어려운 경우’로 적시하는 식이다.

반면 미국FDA의 경우 포시가 허가에 대해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게 식이 및 운동요법과 함께 처방’ 이라고만 적시, 병용요법 등에 대한 규제조항이 없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8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조절 목적으로 포시가를 단독 또는 병용처방’, 일본 후생노동성 역시 ‘제2형 당뇨병’만을 기재, 병용요법에 대한 어떤 규제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같은 복합한 허가사항에 같은 계열의 혈당조절제라도 개별 약제에 따라 병용 가능한 조합이 달라지고, 식약처 허가는 받았지만 급여로 인정되지 않는 조합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국내의 모든 치료제 허가사항이 당뇨병치료제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다빈도 만성질환의 공통점을 가진 고혈압치료제는 오히려 심플하다.

이 교수는 "허가사항이 단순하고 계열간 병용조합이 인정되는 고혈압 약제와 다르게 당뇨병 약제는 허가사항과 보험급여 기준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일부 의사들 사이에선 당뇨병 약물이 차별을 받는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정부가 나 몰라라 하고 있지는 않다. 최근 정부는 당뇨병학회가 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여 당뇨병용제의 급여기준을 계열별로 일반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열별 병용을 인정하게 되면 식약처 허가사항이 아닌 조합을 급여로 인정하는 예외조합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구미정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식약처 허가범위 안에서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급여기준을 설정한다는 게 복지부의 기본 원칙"이라며 "신약의 경우 최초 등재 시 급여기준이 마련된 다음부턴 임상환경이 변하거나 약가인하 등의 요소로 인해 비용효과성 평가가 달라졌을 때 급여기준 확대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SGLT-2 억제제 병용에 대한 급여제한을 풀어주는 데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므로 허가사항에 따라 급여기준을 설정하고 향후 확대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당뇨병치료제의 경우 허가사항을 벗어나는 영역이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SGLT-2 억제제, 타 계열 특정 약물 병용 허가 시 동일계열 확대 제안

이 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석오 보험법제위원회 이사(광명성애병원 내분비내과)는 "모든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를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SGLT-2 억제제 중 타 계열의 특정 약물 1가지 이상과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았다면 동일 계열의 다른 약물과 병용 급여를 인정해 달라는 게 보험법제위원회의 의견"이라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급여제한을 풀어주되 한국인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방안을 정부기관과 장기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당뇨병 치료는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2제나 3제 이상 여러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약제들은 계열간 급여 적용이 되고 있는 반면, SGLT-2억제제와 DPP-4억제제 조합의 경우는 유독 인정 비급여 조건임에도 동일 계열 내에서도 병용 가능한 약물에 차이를 두고 있다.

한 예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트포르민 제제의 경우, 설포닐유레아나 DPP4-억제제와 병용 시 특별한 제한 요건을 두지 않고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의 경우 포시가와 자디앙만 설포닐유레아와 함께 사용할 때 급여가 인정이 된다. 슈글렛의 경우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의료 현장에서 처방할 수 없다.

국내에 9가지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는 DPP4-억제제와 병용 시에는 사용 가능한 조합이 더 복잡해서, 성분별 조합 뿐 아니라 제제의 사용 순서까지 고려해야 삭감을 피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우 병용급여를 별도 성분 별로 구분하지 않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허가사항에 성분 별로 구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당뇨병용제 급여기준을 기존과 동일하게 SGLT-2 억제제 성분들도 DPP-4 억제제 등과의 병용요법에서 계열별로 통일하자는 의견이 도출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및 학계 관계자는 당뇨병용제의 급여기준으로 인한 진료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하루빨리 모색하고, 토론회에서 제시된 급여기준에 대한 계열별로 통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내분비내과 전문가는 “임상을 근거로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충분히 동의하나, DPP4-억제제가 9가지나 처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진료 현실을 고려할 때, 모든 병용 성분간 임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며 “다양한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고령 환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의료 현실을 감안해, 질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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