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의료기관의 24.0%, 유치업자의 51.6%가 외국인환자 실적 0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의료기관·유치업자 등록제도가 기관 난립을 막는데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만 갖추면 되는 등록제다 보니 본래 취지인 업체의 난립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보건산업진흥원은 무분별한 외국인 환자 유치로 국내 의료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을 막고, 미자격 의료기관 및 유치업자의 난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한국 의료서비스의 대외 이미지 실추를 막고자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자격 의료기관 및 유치업자의 난립을 막겠다는 의도로 등록제를 운용하고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것. 심지어 이런 기관들을 관리하는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어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의료기관·유치업자의 외국인환자 유치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2017년 기준 의료기관의 24.0%, 유치업자의 51.6%가 외국인환자를 단 한 명도 유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소하 의원은 “특히 같은 해 의료기관의 25.6%, 유치업자의 64.2%가 무실적·미보고 기관이었다”며 “등록제도가 기관 난립을 막는데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630개 의료기관 중 392개소에서 단 한 명도 유치하지 못했고, 1~9명을 진료한 기관은 364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를 더하면 10명 미만을 진료한 의료기관이 전체의 46.4%에 이른다. 2016년의 경우 2717개소 중 환자 한 명도 진료하지 않은 기관은 1104개소이고, 1~9명을 진료한 기관은 566개소로, 더하면 61.5%에 달했다.

유치업자의 경우 2017년 기준 한 명도 유치하지 못한 기관이 513개소로 전체 994개소 중 51.6%를 차지한다. 1명~9명을 유치한 207개소를 더하면 72.4%나 된다. 2016년에는 1358개소 중 단 한 명도 유치하지 못한 경우가 779개소이고, 1~9명을 유치한 기관 246개소를 더하면 75.5%나 됐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일 년 내내 10명 이하를 진료하거나, 10명 이하의 환자를 유치한 기관은 외국인환자 유치업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2017년의 경우 의료기관 1664개소 중 무실적 기관이 392개소, 미보고 기관이 34개소다. 전체의 25.6%에 이른다. 2016년의 경우 3115개 의료기관 중 무실적 기관이 1104개소, 35.4%에 이른다. 아예 보고를 하지 않은 미보고 기관 398개소까지 더하면 48.2%나 되었다. 절반에 가깝다.

유치업자는 2017년 1345개소 중 무실적 기관이 513개소, 미보고 기관이 351개소다. 전체의 64.2%에 이른다. 2016년의 경우 1882개소 중 779개소가 실적이 없었다. 역시 보고를 하지 않은 기관 524개소까지 더하면 전체의 69.2%가 사실상 운영되지 않았다.

윤소하 의원은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은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광고나 알선업자를 통한 환자 유치를 허용하고 있기에 도입 당시부터 우려가 컸다”며 “무분별한 확장과 업체 난립으로 공공의료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보다 엄격하게 사업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은 “등록 유효기간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무실적 기관은 당해연도에 등록 취소를 하고, 반복적 무실적 기관은 재등록을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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