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져 벌써 아침, 저녁의 공기는 싸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더욱이 올 한 해도 두 달 반 정도 밖에 남지 남았고,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날 때다. 특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연세가 훌쩍 들어버린 모습이 떠올라 행복하던 마음이 무거워 지기도 한다.

김영균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노화현상으로 불편함을 많이 호소하시는데, 대표적인 노화현상의 예로 난청을 들 수 있다.이에 따라 보청기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졌으나, 잘못된 구매 및 사용방법으로 구입 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보청기란, 소리를 증폭하고 공기전도 방식으로 전달하여 난청인의 청음을 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로 단순히 소리를 증폭시키는 음성증폭기와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로서 올바른 구매 및 사용방법을 알아야 한다.

보청기 구입 시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품에 부착된 ‘한글표시기재’ 사항을 꼼꼼히 살펴 적법하게 허가된 의료기기인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기도형보청기이므로 제품명에 기도형보청기라고 기재되어있는지를 확인한 후, 그 외 허가사항(허가번호, 제조 또는 수입업자의 상호, ‘의료기기’라는 표시) 등을 확인하여야 한다. 또한 거짓·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광고사전심의여부에 대해 ‘심의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의료기관 등이 추천하고 있다거나, 효능·효과에 대해서 ‘확실히 보증한다.’, ‘최고·최상’ 등의 절대적 표현을 사용하거나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등 부작용 전부를 부정하는 내용의 심의 받지 않은 거짓·과대 광고에 대하여 주의하여야 한다.

아울러 의료기기 구입처의 판매업 신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보청기는 어떻게 관리해야 안전할까?

우선 첫째, 자신의 보청기를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타인의 보청기를 빌려서 사용하지 말아야한다. 보청기는 개인의 청력 및 귀 모양에 따라 제작되는 맞춤형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및 청각사와의 면밀한 상담 후에 본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둘째, 목욕탕이나 찜질방 이용 시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물이나 땀이 들어가면 보청기 내부 부품이 손상되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을 방문할 때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미착용 시에는 제습제가 들어간 보관함에 넣어 습기로부터 보호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셋째, 병원에서 MRI 검사 시 반드시 보청기를 벗어야한다. 강한 자기장은 보청기 작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이 강한 자기장을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MRI 검사 시 반드시 끼고 있던 보청기를 벗고 검사에 임해야한다.

넷째, 보청기를 처음 착용 시 익숙해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어지럼증 및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착용을 중단하고 몇 시간 후 다시 착용하는 반복 훈련이 필요하며, 사용 도중 귓속 습진 및 염증, 알레르기 반응 및 통증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의사/청각사/보청기 전문점의 상담을 받도록 한다.

헬렌 켈러는 이런 말을 했다. “눈이 안 보이는 것은 사물과 멀어지게 되지만 귀가 안 들리는 것은 사람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보청기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한 의료기기임을 인식하고 올바르게 사용하여 가족들과 보다 행복한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

또한, 보청기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구입과정에서 허위·과대 광고하여 판매하는 행위에 속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 드리며, 식약처에서는 주요 고객이 어르신들인 제품에 대해서 식약처 홈페이지(http://www.mfds.go.kr → 알림 → 공지)에 제품별 판매가격을 게시하였으니 구입 전 참고하여 현명하게 구입하길 바란다.

김영균(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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