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취소 3년 후 재교부 다수…김상희 의원 “다른 직종 대비, 취소 매우 제한적”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부산 모 정형외과의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수술, 울산 여성병원 간호조무사 무면허의료행위 등으로 인해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과 의료인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은 위반행위에 비해 행정처분과 면허취소 등 처벌 규정이 지나치게 낮아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불법행위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 74명이 다시 면허를 재교부 받아 의료 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허가 취소된 이후 면허를 재교부 받은 의료인은 모두 74명이다. 의료인이 타인에게 면허를 대여한 경우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비 거짓청구 12건, 불법 리베이트와 사무장병원은 각각 9건이며, 대리수술 8건,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 8건, 마약관리법 위반 6건, 자격정지 기간의 의료행위 5건, 면허 이외 의료행위 4건, 기타 사유는 5건 순이다.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기간만 지나면 재교부가 가능하다.

특히 2010년 8월 16일에 면허취소 3년의 처분을 받은 의사의 경우 대리수술, 사무장병원 취업, 진료비 거짓청구와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4가지 사유로 의료법을 위반하였으나 3년이 지난 2013년 8월 21일에 의사 면허를 재교부 받았다.

2017년 1년간 의사의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위반 건수는 21건으로 그 중 단 3건만이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2건은 무자격자에게 반영구 문신을 지시하였고 1건은 대리 진찰 및 처방을 했다는 사유였다.

반면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의료기기 회사 직원 등 비의료인에게 대리수술을 지시한 18명의 의사는 최소 자격정지 1개월 15일에서 최대 5개월 13일을 받은 게 전부였다.

반영구 눈썹 문신을 지시한 의사는 면허취소를 받았지만 의료기기 회사에게 대리수술을 지시한 의사는 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본다면 의료법 처벌 기준의 일관성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김상희 의원은 “의료인의 경우 변호사 등의 다른 전문직종과 달리 면허 취소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며 종신면허에 가깝다”며 “범죄를 저지르고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허를 재교부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특정 범죄를 저지르면 재교부를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며 의료기관 내 범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의료기관의 행정처분 또한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의료법 위반 처벌 기준의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하며 “범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이 필요하고 복지부가 그 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 “의료법 개정 필요, 의료기기 체계적 기술이전 생각해야”

한편 김상희 의원에 질의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 솜방망이 처벌에 있어서 공감은 하지만 새로운 기계에 대해서 대리수술하는 것은 조금 다르게 봐야한다”고 답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의료기기의 도입이 이어지는데 이걸 트레이닝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체계적인 기술이전 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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