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내실 비해 몸값 올라 미국으로 몰려

로이터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중국에서 생명공학 투자 붐이 일어난 여파로 미국의 바이오텍 스타트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최근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9월 초까지 미국의 비공개 생명공학 업체에 투입된 아시아계 자금은 총 42억2000만달러로 그 중 중국계는 28억5000만달러였고 아시아를 제외한 세계의 투자금은 55억4000만달러였다.

대표적 사례로 GSK의 경영진 출신으로 브리 바이오사이언시스를 세운 지 홍 CEO는 미국의 바이오 기술을 중국으로 들여오고자 최근 2억6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받았는데 대부분이 중국과 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

파이프라인을 채우기 위해 보스턴 바이오 컨퍼런스를 찾은 그에 따르면 현재 중국서 관련 회사를 시작하면 자금 조달에는 어떤 문제도 없으며 정부의 생명공학·제약 육성 정책에 힘입어 현지 임상시험, 승인 신청, 급여 협상을 위해 현재 십여 제약사와 제휴를 논의 중이다. 브리는 우선 미국의 바이오젠의 전임 CEO가 세운 감염질환 스타트업인 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신약 도입 제휴를 체결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중국에서 현지 생명공학사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오름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다 나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까지 진출하게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몇 년 전 중국 정부가 생명공학을 전략적 산업 분야로 육성시키고자 발표한 ‘메이드인 차이나 2025’ 계획의 여파로 급격한 개발 및 투자가 이뤄졌고, 올초 홍콩 주식 시장에 변화로 매출이나 수익이 없는 생명공학사도 상장이 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퀴밍 벤처 파트너스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시작하지 않은 중국 업체라도 주요 거래 조건 합의(term sheet) 상 4억달러의 투자를 받을 수 있을 만큼 투자 열기가 뜨겁다. 그 결과 미국까지 중국 자금이 유입돼 생명공학사의 펀딩 라운드 규모가 확대되고 자금 조달 속도도 빨라졌다.

그에 따라 미국의 암진단 신생 업체 그레일의 경우 지난 5월 시리즈 C 라운드에서 중국 헬스케어 펀드인 알리 브릿지 그룹의 주도로 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미국 면역-종양학 업체 TCR2 쎄러퓨틱스 역시 올초 중국의 6 디멘션스 캐피탈의 주도로 시리즈 B 라운드에서 1억2500만달러를 조달했다. 뿐만 아니라 브리, 자이 랩과 같이 중국서 혁신약 개발을 위해 라이선스 거래에 의존하는 업체들이 프리미엄을 지급하면서 미국 제약사의 라이선스 합의에 따른 지불 선금도 3년 전의 100만~500만달러에 비하면 현재는 3000만달러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의 생명공학사들이 품질과 파이프라인 측면에서 여전히 미국의 업체들에 비해 뒤처지는 만큼 중국의 생명공학에 대한 갈구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서 일부 생명공학사의 경우 중국의 자금에 힘입어 내부적 파이프라인서 우선순위가 밀린 신약이나 의료기기에 대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일례로 올초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신약후보 6개 및 소수 지분 투자를 받아 독립한 비엘라 바이오도 중국계 펀드의 주도로 2억5000만달러를 조달받았다. 이를 세운 빙 야오 CEO는 암젠과 지넨텍을 거쳐 아스트라제네카 메드이뮨의 호흡기, 염증, 자가면역질환 사업부를 맡은 바 있는데 아시아 투자자의 생명공학에 관심이 뜨기 시작한 한편 아스트라 내부적으로 작년부터 우선순위로 암 등에 집중하자 일부 비중심적 프로그램에 대해 새로운 신약개발 스타트업으로 독립을 제안한 것.

그에 따르면 원하는 것보다 더욱 많은 투자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선착순으로 선택해서 받았을 정도였다. 단, 근래 미국에서 외국 투자의 국가 안보 위협 우려를 감찰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권한이 확대돼 유전 정보 등 신기술에 대한 보호가 우선순위로 부상하며 중국계 투자자에 대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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