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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직업성과 상황학습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 의사평론가

[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의학 전문직업성이 무언의 지식으로 전해지던 방식에서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들어왔다. 의학 전문직업성은 단순히 전문 술기를 습득하는 것과는 다르다. 배우고 경험한 사건을 성찰을 통해 재 적용시키는 특성이 있기에 특별히 고안된 학습방법이 필요하다.

상황학습은 정규 교육을 통해 배운 의학 전문직업성 정의와 개념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발현되도록 연결해 주는 학습법이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지식이 실제로 경험을 통해 체득하도록 이끌어주는 교육과정이다. 배운 이론을 진료현장에서 잘 적용하도록 교육하자는 의미다.

상황학습이론은 지식이란 처한 상황과 행동, 주변상황 그리고 문화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개념에 근거한다. 상황학습 모델은 교사가 다양한 역할을 하게 한다. 강의를 통해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실제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아야 하며, 배우는 학생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상황학습의 핵심요소는 도제교육 과정과 협동학습, 성찰, 실천 그리고 술기와의 연계성 등이다. 상황학습은 전문직업성의 학습과 교육에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상황학습에 관여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이해함으로써 효과적인 상황학습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요소는 인지적 도제교육(Cognitive apprenticeship)으로 상황학습의 필수적인 요소다. 도제교육은 실습생이 어떻게 과제를 해내야 하는지 먼저 보여주어야 하며, 어떻게 업무를 수행하는지 지켜보면서, 실습생이 책임감을 가지고 능숙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돌봐주는 교육 방법이다. 인지적 도제교육은 이러한 전통적 학습 형태를 통해 형성되었으며, 모형화(modeling), 비계 설정(scaffolding), 교수 도움 줄이기(fading), 코칭(coaching) 네 단계로 구성되어있다.

모형화는 가르치는 사람이 무엇이 목적인지를 보여주고, 학습자에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하게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모형화를 통해 학생은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왜 이것이 일어났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비계(飛階)란 건물을 지을 때 설치하는 지지대를 말한다. 비계 설정을 통해 전체적인 과제를 수행하면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상황에 맞는 힌트를 줌으로써 과제 수행을 돕고 간단하게 만든다. 다음으로는 교수 도움 줄이기(fading)를 통해 교수가 도와주는 것을 점차 줄여나가는 개념으로, 학습자에게 좀 더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 이것은 독립적인 의사가 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다.

두 번째 요소는 협동학습(Collaborative learning)이다. 소규모 그룹 작업이나 동료 가르치기(peer teaching), 그룹 프로젝트 등에서 협동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전문직간의 협동 작업은 전문직업성의 핵심 요소이므로, 협동학습은 교육과 학습의 여러 상황에 포함되어야 한다.

셋 번째 요소는 성찰(Reflection)이다. 의학 문헌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는 성찰은 전문직 역량의 핵심 술기다. 성찰 과정을 통해 이론적인 개념을 실전에 통합시켜 준다.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고 자신의 모습을 재구성하도록 도와주고, 복잡한 상황에 대한 판단을 강화시켜 준다. 먼저 자신의 경험한 중요한 사건을 이야기하고 그 당시 느꼈던 긍정적인 감정을 이용하여 부정적인 감정은 제거한다.

이후 이미 습득한 새로운 지식과 연관해서 학습자의 인식 틀에 통합하여 재평가를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성찰 일기를 쓰는 방법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네 번째 요소는 실천(Practice)이다. 협동하고 성찰하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자신이 가진 지식에 대해 하나하나 확신을 갖게 하고, 역량과 기술의 확장을 전문가적 수준으로 향상시킨다. 또한 실천은 필요할 때, 자동으로 대처하도록 깊이 뿌리내리도록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몸에 배도록 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은 연계해서 설명하기이다. 만약 자신이 가진 지식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면 배운 지식이 몸에 체화되어 있지 않고 피상적 정보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론을 실제에 연계해서 설명하는 행위를 통해 문제 해결 과정을 명료하게 함으로써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해가고 자신의 사고 과정도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지만 진료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은 훌륭한 교육성과를 가져온다.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진료 행위에 녹아있는 의학 전문직업성을 경험하게 한다. 학생들이 임상 실습에 참여하는 의미와 정체성을 알아가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선배 의사나 교수들의 일상적인 말과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는 비정규 학습은 정규학습에서 얻는 지식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중요한 학습과정이다. 효과적인 상황학습을 위해 비정규 교육 현장에 있는 교육자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있어서 배우는 사람들의 눈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교수, 선배 전공의) 역시 상황학습의 대상이다. 가르치는 동시에 본인도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역량을 먼저 갖추기 위해 동료 가르치기와 피드백, 협동, 성찰, 실천을 통해 자기계발을 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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