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산부인과 순으로 프로포폴 처방 많아, 관계기관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최근 쓰레기통에 버려진 마취제 프로포폴을 모아 재사용하다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프로포폴 범죄나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프로포폴의 처방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마약류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의 처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오남용이나 약물중독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2013-2018 병원별 프로포폴 처방 현황’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년 8개월동안 의원에서 처방된 프로포폴의 개수가 38.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2017년 2월 ‘내시경 검사 및 시술시 진정’항목을 급여로 전환하며, 급여 청구량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네병원에서 소위 마늘주사나 우유주사 등이 유행하며 프로포폴 처방이 증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하고 있다.

의원에서만 프로포폴 처방량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 2013년 103만 7213건이었던 전체 프로포폴 처방량은 2017년 173만 568건으로 무려 40.1% 증가했다.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제외하고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을 처방하는 비율이 매년 조금씩 증가하다가 2017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월 기준 의료기관의 프로포폴 처방은 이미 161만 9480건으로, 이러한 흐름이라면 2017년 프로포폴 처방 수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2018년 8월 의원급 의료기관 프로포폴 처방 상위 5개 진료과 현황(단위 :개)

출처: 심평원, 김승희 의원실 재정리

과별로 상세히 살펴보면, 지난 5년간 전체 대비 57.7%로 내과에서 처방이 가장 많이 됐고, 산부인과 22.1%, 외과 5.3%, 비뇨의학과 4.6%, 이비인후과 3.5% 순으로 프로포폴 처방이 많았다.

의원급 의료기관 중 프로포폴 처방이 가장 많은 진료과는 내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산부인과에서 프로포폴 처방이 제일 많았으나, 2016년 내과 처방량이 산부인과를 역전하며 프로포폴 처방 비율이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심평원이 집계한 프로포폴 처방 현황과 식약처 마약관리시스템 집계에는 89만 2262개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심평원의 프로포폴 처방 통계 현황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보고된 프로포폴 유통현황에 다소 차이가 있어 시스템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승희 의원은 "일반의원은 인력부족 등으로 마약류인 프로포폴의 관리소홀이 우려되는 점이 있다“며, ”이에 대한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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