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사망·간이식 필요성 조기예측 모델 개발…빠른 치료 방침 수립도 큰 특징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A형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 환자에서 간이식 또는 사망의 위험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예후모델을 개발해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윤준·조은주 교수와 제주한라병원 김진동 연구팀, 국내·외 다기관 연구자들은 2007~2013년 국내 A형간염 급성 간부전 환자 294명을 대상으로 조기 예후 인자를 확인해 간이식 또는 사망의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을 최근 고안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고안 이후 영국, 인도, 일본 환자 56명를 추가로 조사해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A형간염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드물게 간성뇌증(간성혼수)을 동반한 급성 간부전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환자 절반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 선별과 치료계획은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4천 명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2000년대 중후반부터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조사에서는 연간 70~80명이 A형간염으로 사망해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유럽에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국내에 최근 유행하는 A형간염은 토착화된 기존 바이러스보다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많아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한 상황.

연구진이 개발한 알파스코어. 웹사이트에 접속해 간단한 혈액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급성 간부전 환자의 1개월 이내 간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계산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대가 개발한 예후 모델 ‘알파스코어(ALFA score)’는 간부전 환자의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을 정확도 0.87로 예측해 외국에서 개발된 기존 예측모델 ‘KCC 0.56’, ‘MELD 0.79’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예후를 빠르게 예측해 치료 계획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김윤준 서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A형간염 유행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예후 모델 개발을 통한 빠른 치료 방침 수립은 간부전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과 간질환 분야 권위 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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