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 증상 발현·표현이 남성과 달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여성 협심증은 증상의 발현이나 표현이 남성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어 우리나라에도 여성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는 "이미 의료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성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의료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성미 교수

미국심장학회에서는 50세 이상 여성이 어떤 형태로든 흉통을 호소한다면,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한 위험을 중증도 이상으로 판단하고 심장검사를 시행한다.

심장혈관질환은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망원인 2위이며 단일질환 사망원인으로는 1위라고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심장혈관질환은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5배나 높은 수치이다. 그런데 심장질환의 근거가 되는 연구들이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고 특히 협심증의 경우 여성에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거나 알려진 전형적인 증상과 맞지 않는 경우 질병의 발견이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심증은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심장을 원활하게 뛰도록 하는 혈관이 좁아진 것으로 심근경색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가슴이 조이듯이 뻐근하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성들은 가슴이 울컥하다, 답답하다, 체한 것 같다, 토할 것 같다, 숨이 찬 것 같다 등 다양하게 증상을 호소한다.

박 교수는 "실제 한국 여성에서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흉통 레지스트리 연구에 의하면 남성의 경우 왼쪽 가슴의 조이는 증상을 주로 호소하였던 반면, 여성의 경우는 가슴 중앙이나 명치의 답답한 느낌을 주로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심근경색 레지스트리 연구에 따르면, 흉통이 발생한 순간부터 병원 문 앞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남성은 두시간반인데 비해 여성은 세시간반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증상발현부터 병원 방문까지의 시간이 생존율과 예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심혈관질환의 특성상, 여성에서 질병의 늦은 발견과 병원 방문시간의 지연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병원을 방문했다 하더라도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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