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동문 김대업 '일단맑음', 중대 출신 최광훈·함삼균 '흐림'
조찬휘 회장 불출마 약속 지켜질 지도 관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서울시약사회 김종환 회장의 징계처분 무효소송이 20일 중앙지법에 의해 기각되면서 대한약사회 회장선거 판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의 선거출마가 좌절됨으로써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하게 된 것. 특히 동문간의 이합집산에 대한 상황변화를 불러 후보간 유, 불리가 뚜렷할 전망이다. 판도변화를 짚어봤다.

출마선언 순으로 왼쪽부터 각각 김대업, 최광훈, 함삼균 후보자

우선 가장 먼저 출마의사를 밝힌 김대업 전 부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대업 전 부회장과 성균관대 동문인 김종환 회장이 동시에 출마한다면 동문들의 표가 나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업 전 부회장은 내달 6일 자신의 저서 ‘약사 희망을 이야기하다’의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선거레이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약사회관에서 진행하는 이번 북콘서트에 약사회원들을 얼마나 모아 세를 과시할 수 있는가가 김대업 전 부회장의 대권을 향한 첫 번째 도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지난 대약 선거당시 조찬휘 회장에게 패한바 있는 김대업 전 부회장이 약사사회에서 새로운 인물은 아니라는 점에서 약사회원들에게 북콘서트를 통해 건재함을 알려야 향후 안정적인 선거레이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김대업 전 부회장은 약국 청구프로그램 PM2000을 이용한 데이터 취합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의혹을 받아 1심 재판 중이다. 지난 2016년 12월 검찰의 구형 이후 2년 가까이 선고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업 전 부회장은 재판이 오랜기간 미뤄져 선거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김종환 회장의 경우처럼 재판결과는 언제나 후보들에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대업 전부회장과는 달리 최광훈 경기도약 회장과 함삼균 대약 부회장에게는 김종환 회장의 선거좌절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앙대 동문인 두 후보는 이번 판결로 성균관대 단일후보가 유력한 김대업 전 부회장과는 달리 동문간 표가 나뉠 위기에 처해있다. 최광훈 회장은 출마의 변을 통해 ‘동문간 단일화 불가’를 선언한 바 있다.

물론 최광훈 회장이 선언한 단일화 불가방침은 일부 동문내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짬짜미’형식의 단일화에 대한 수용 불가 원칙이지만 ‘단일화 불가’라는 뉘앙스로 참신한 이미지를 어느정도 챙긴 최광훈 회장이 그것을 쉽게 버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타후보들 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조력자가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를 받고 있는 최광훈 회장이 이런 이미지를 쉽게 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반해 함삼균 부회장의 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최광훈 회장이 참신한 이미지를 얻었다면 함삼균 부회장은 현 집행부로서 참신하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비록 지난 1월부터 부회장직을 수행, 길지 않은 시간동안 대약에 몸을 담았지만 그래도 약사회원들은 그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돌파하고자 함삼균 부회장은 출마기자회견에서 약사사회의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기 위해 본인이 몸담고 있는 현 집행부를 날카롭게 비판할 수 없는 모순은 향후 선거가도에서 함 부회장을 지속적으로 괴롭힐 수 있다는 예측이다.

아직까지는 잠재적인 후보들이 전부 출마‧불출마를 결정짓지는 않았다. 박인춘 대약 상근부회장이나, 좌석훈 전 제주도약 회장, 이영민 전 대약 부회장 등 많은 인물들이 김종환 회장의 패소에 따른 출마 좌절을 놓고 각자 다른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주목되는 지점도 있다. 조찬휘 현 회장의 3선도전 가능성이다. 여러 차례 불출마를 언급하긴 했지만 현 대약 회장인 조찬휘 회장보다 강자가 없다는 것이 조 회장 출마설에 불을 붙이고 있는 이유다.

설혹 자신이 출마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앙대 출신의 그가 누구를 지지하는 냐도 선거판의 흐름을 바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래저래 그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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