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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의료계 반발 크다안전 확보 장치 필요하지만 '인권-사생활 침해' 문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유령수술 논란에 따라 환자단체는 물론 일부 지자체에서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하자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가 최선의 방법인지는 의문이며, 인권 및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의료원 수술방에 설치된 CCTV 화면

 의료계 한 관계자는 “환자단체에서 CCTV 설치를 운운하는데 그렇다면 몰래카메라가 걱정된다면 공중화장실에도 설치해야하는 것 아니냐”라며 “차라리 의사가 수술방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자팔찌라도 채울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유령수술은 집도의가 아닌 다른 의사가 환자와 약속 없이 대신 수술을 진행하는 행위를 말하며, 강남 소재 일부 성형외과의원에서 한 고등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에서 수면 위로 올라온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산시 소재 정형외과의원에서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업체 직원이 대신 수술을 해 환자가 뇌사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요구 높아져…경기도는 시범사업 실시=이에 따라 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에서는 유령수술을 방지하기 위해 CCTV 설치와 함께 원장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안기종 대표는 “유령수술로 의사면허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환자는 의사를 믿고 치료가 필요한 자신의 몸을 맡기기를 주저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더 늦기 전에 유령수술의 근원적 방지책인 수술실 CCTV 설치와 의사면허 제한 관련한 입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경기도 차원에서 이재명 지사는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폭언·폭행 등의 인권침해 행위나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지사에 따르면 경기도는 내달 1일부터 연말까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한 후 2019년부터 의료원 6개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환자가 수술부위 촬영 등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에 따라 환자의 동의할 시에만 선택적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면허관리기구 설치 등 근본적 대책 우선돼야=이에 의료계에서는 유령수술의 해결책이 CCTV 설치가 아닌 진료환경 개선과 면허관리기구 설치 등 근본적인 대책이 우선돼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한의사협회 정성균 대변인은 “대리수술에 대해 처벌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CCTV를 설치를 법제화한다면 모든 의료인이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돼 결과적으로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된다면 이는 의료현장에서 오히려 큰 혼란과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집도의사와 수술보조인력인 의료진들의 모든 상황을 감시받는 데 따른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도 수술 부위와 질병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하루에 약 1만 건 이상 이뤄지는 모든 수술을 녹화하고, 영상을 보관하는 방법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보다 실효성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 정 대변인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의사면허관리기구를 운영해 면허 정지의 권한과 비양심적인 의사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고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것.

 정 대변인은 “전문가로써의 높은 수준의 도덕적 수준을 유지시킬 수 있는 면허관리기구 체제 도입을 이제 우리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의료진의 감시와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의사가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사회(회장 이동욱)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밝힌 수술실 CCTV 시범사업 운영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동욱 회장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불신을 심각히 조장하는 이재명 지사의 포퓰리즘적 CCTV 강제화를 오는 30일까지 자진 철회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만약 강행할 경우 위법, 강압적 행위에 대한 철저한 검토 및 의사회 차원의 강력한 회원보호 자구적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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