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국내에서 3년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 A씨는 8월 16일부터 쿠웨이트를 방문하고 7일 귀국했으며 귀국한 지 하루 만에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2015년 5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고 12월 23일 정부가 유행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총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8명이 사망하고 총 16,752명의 격리해제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었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행히 A씨가 입국하자마자 바로 쿠웨이트 현지에서 8월 28일 이후 발생한 설사 증상으로 심해진 탈수 증상때문에 리무진택시를 이용해서 삼성서울병원으로 내원을 하고 병원 측에서는 중동지역을 다녀온 환자임을 감안해 응급실 내원 당시부터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으로부터 선별진료실에서 정밀 진찰과 검사를 받고 검역과정에서는 없었던 발열 증상을 찾아냈다. 곧이어 실시된 흉부 방사선 촬영과 폐렴 소견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보건당국에 신고를 하여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어 입국 후 하루 만에 메르스 환자 확진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물론 이후에 서울시장이 참석한 공개회의 석상에서 환자 부인의 마스크 착용, 부인과는 별도로 리무진 택시를 이용하고 병원에 내원하였다는 몇몇 정황 때문에 환자 본인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것이라는 의견이 SNS와 언론에 공개되어 불필요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등 지자체와 질병관리본부 사이에 정보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는가라는 비난은 있었다. 그러나 공개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입국이후 확진판정을 받을 때 까지 환자와 의료진 등이 접촉자 범위를 최소화함은 물론 보건당국이 밀접접촉자 21명과 일반접촉자 440명 대부분을 초기 단계에 파악하여 격리 조치 및 모니터링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관리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의 과거의 메르스 통제 상황을 보면 2012년 중동지역의 메르스 발생이 후 2014년 4월 미국의 첫 번째 메르스 확진 과정은 환자가 사우디, 영국을 거쳐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도착, 입국 4일뒤 고열, 기침, 숨가쁨, 콧물 등의 증상으로 인디애나주 한 병원 응급실을 내원하고 환자의 중동지역 여행력을 파악한 의료진의 진료결과 바로 격리조치를 하고 비행기, 버스, 병원내 접촉자 200여명에 대한 격리 및 관찰 조치 결과 접촉자 중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확진 환자 역시 11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던 아주 성공적인 관리 사례로 평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의 우리나라의 메르스 환자 통제 상황 역시 매우 성공적인 통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례 확진 과정에서 보면 첫 번째, 검역과정에서 발열증상이 없었던 환자A씨를 설사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역당국이 메르스 감염여부에 대한 정밀 조사 과정없이 검역을 통과시켜주었다는 문제, 두 번째, 환자 본인이 메르스 감염사실을 숨겼을지 모른다는 추정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9월 16일 현재 확진자 발생 9일째, 추가 감염자 발생도 없고, 접촉자 중 의심환자로 분류된 14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밀접접촉자 21명 역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일상접촉자 424명 역시 현재 까지 건강상태 모니터링 결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확진 환자도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고 한다.

2015년의 메르스 확산 상황에 비교하면 이번 환자 관리 상황을 보면서 초기 대응 과정에서 신속한 환자 확진과 접촉자 최소화, 격리, 봉쇄 정책, 정보의 신속한 공개 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정부 보건당국의 조치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또한 2015년과는 달리 국민의 일상 생활이 메르스 환자 발생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전혀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2015년 메르스 확산에 따른 학습 효과와 정부의 신속한 대응조치에 신뢰를 보내주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가 있어 전 질병관리본부장이었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뿌듯한 자긍심을 가질 수가 있었다. 앞으로 제 3, 제 4의 메르스 환자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보건당국의 물샐틈없는 대응을 기대해본다.<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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