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의학회, “LDL-HDL 구분 없이 총콜레스테롤 반영 연구용역 문제”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올해부터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가운데 의학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년으로 검사 주기 연장을 결정한 시발점이 된 연구용역 자체가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고려하지 않은 채 총량으로만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대한검진의학회 장동익 상임고문<사진>은 지난 16일 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지질 검사의 4년주기 결정한 연구에서는 혈중 총콜레스테롤 농도의 실제 변동이 잡음보다 커지는데 필요한 기간을 분석, 4년 간격으로 지질검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질병관리본부의 후속 정책연구용역 사업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4년 간격의 검진 지질검사가 더 우월한 대안이고 국가적 차원의 비용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반영해 올해 초 건강검진 개편에 해당 내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LDL, HDL에 대한 판정기준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조기 발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성에 대한 비용-효과 연구도 없다는 것이 장 고문의 지적이다.

장 고문은 “국가건강검진에서 지질검사 주기가 4년으로 연장돼도 환자의 동반질환이나 요청 등으로 진료실에서 추가로 지질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의료재정 측면에서 4년 주기 연장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 고문은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에서도 연구한 부분도 예를 들어 검사 주기를 단축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장 고문에 따르면 영국은 총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LDL, HDL 콜레스테롤과 각 콜레스테롤의 비(ratio)도 반영해 연구하고, 치료제 복용, 경제성까지 평가해 연구했다.

특히 결론적으로 비용-효과 분석을 매우 엄격히 적용하는 영국 NHS에서는 오히려 지질검사 주기를 1년 간격으로 짧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표했다는 것.

즉 우리나라의 경우 검사 주기를 줄이지 않고 반대로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면서 역행하고 있다는 게 장 고문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장 고문은 지질검사 주기를 기존 2년으로 돌려야하며, 타당성에 대한 검토도 일차진료 현장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돼야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장 고문은 “1년은 고사하고 4년이라는 결론을 내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연구용역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대학병원 교수의 연구용역은 일차진료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원의 중심의 전문학회의 목소리가 반영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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