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주 교수 집도로 5시간 수술 - 독립군 후손에 고국의 온정 베풀어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남대학교치과병원이 구순구개열로 고통 받는 고려인에게 삶의 활기를 되찾아 준 인술을 펼쳤다.

전남대치과병원 박홍주 병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 오가이유리이 군을 찾아가 위로

새 활력을 얻은 주인공은 광주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 4세 오가이 유리이(17) 군.

전남대치과병원은 지난 22일 박홍주 병원장의 집도로 5시간에 걸쳐 구순비 수복술 및 장골 자가골 이식수술을 시행했으며, 이후 합병증 없이 치유 경과가 좋아 환자는 일주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번 수술은 타국에서 독립군의 자손으로 어렵게 살아오다 새 희망을 찾아 한국에 온 고려인 가정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와 치료비 지원 등으로 고국의 온정을 나눴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지난 5월 고려인 마을을 방문했던 박홍주 병원장이 고려인 마을 오경복 사무총장으로부터 환자의 딱한 사연을 듣고서 흔쾌히 수술을 결정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선물하게 됐다.

구순구개열은 입술이나 잇몸 또는 입천정이 갈라져 있는 선천적 기형으로 오가이유리이 군은 5살 때 카자흐스탄서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이후 되레 코와 입술이 심하게 변형되는 후유증으로 심리적 고통을 안고 살았다.

이에 오가이유리이 부모는 자식의 아픔을 씻어줄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국행을 결심, 지난 2014년 광주 고려인 마을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해 공장·일용직 등으로 열심히 일했다.

카자흐스탄서 할머니와 생활하던 오가이유리이 군이 지난해 부모의 함께 광주서 생활하게 됐으며, 결국 전남대치과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을 안게 된 것이다.

수술 후 병실서 회복 중이던 오가이유리이 군은 “그간 사람을 만날 때마다 신경 쓰였던 부분이 깨끗하게 정리돼 마치 날아갈 기분이며, 이제는 친구들도 자신있게 만날 수 있게돼 정말 기쁘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술은 1차 수술 후 변형된 코와 입술에 대한 수술과 함께 잇몸 부위의 갈라진 부위에 대한 골이식수술이었다.

코와 입술에 대한 수술로 코의 모양을 형성하는 연골을 노출시켜 재배열함으로써 코의 모양을 잡아주고, 옆으로 휘어져 있는 코에 대한 교정술도 함께 시행했다.

또 입술의 모양을 다시 정상적인 모양으로 형성해주고 부족한 입술조직을 풍융하게 하기 위한 조직이식수술도 시행했다.

갈라진 잇몸부위에는 골반뼈에서 채취한 뼈를 이식함으로써 수술 전에 통해있던 입안과 코안을 분리함과 동시에 치아가 이식된 뼈를 통해 입안으로 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골이식수술도 함께 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