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관련 대국민 홍보 절실…질병 인지 능력 높여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원준 기자] “우리나라의 패혈증 사망률은 아직 선진국의 2~3배에 달합니다. 특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40%~70%까지 되는 질환입니다.”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장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9월 13일 ‘패혈증의 날’을 기념해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패혈증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패혈증은 중환자실의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감염에 의해 전신적인 염증반응이 발생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예를 들면, 폐렴이나 요로감염과 같은 급성감염이 발생하였을 때 감염균 혹은 염증반응이 특정 장기나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몸 전체에 퍼지면서 혈압이 감소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부전이 발생하게 되는 것.
우리나라 패혈증 사망률…서구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미국 역학 연구에 따르면, 패혈증 발생률은 지난 21년간 매년 8.7%씩 늘었다. 하지만 전체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패혈증이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장기적인 정책을 세워 실천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중환자의학회는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패혈증 사망률은 28.6%였지만 최근의 보고를 보면 사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의 역학연구에서도 중증패혈증 사망률이 지난 13년 동안 35.0%에서 18.4%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아시아의 자료를 보면 여전히 패혈증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16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Management of severe sepsis in patients admitted to Asian intensive care units; prospective cohort study, MOSAICS)에서 중증 패혈증 환자의 사망률이 44.5%였고, 우리나라의 사망률은 34.3%였다.
홍 회장은 “우리나라의 패혈증 사망률은 아직 선진국의 2~3배에 달한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결핵 통계와 비교하면, 패혈증 발생률은 결핵 신환 발생률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 사망률은 결핵 사망률(6.2%, 2013년)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패혈증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위한 대국민 홍보
이에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세계 패혈증연맹의 흐름에 발 맞춰 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패혈증 활동을 전개하려는 계획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지난 몇 년간 세계중환자의학회가 후원하는 세계패혈증연맹과 함께 ‘세계 패혈증의 날’에 맞춰 패혈증 홍보 활동을 해왔다.
홍 회장은 “올해 4월 16일 ‘패혈증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법안이 현실화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민간에서의 선제적인 활동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패혈증은 생존이 가능한 질환으로 중환자실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 질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홍보 활동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중환자의학회는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고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고, 예방 뿐만 아니라 조기 진단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서구 선진국에서도 패혈증의 빈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가 진행하고 있고, 암 환자 및 면역억제 환자들이 늘어남에 패혈증 발생 증가가 예상되고, 이로 인한 의료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혈증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첫 단계는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이므로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 및 질병 인지 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각 병원마다 전공의, 간호사들을 상대로한 원내 교육 및 이미 그 효과가 증명된 조기대응팀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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