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협, 양육미혼모 실태·욕구 조사 결과 발표…우울증 경험 70% 이상
월 소득 평균 약 92만원…60%는 근로소득 없어 재정적 어려움 경험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양육미혼모 10명 중 6명이 재정적인 이유로 인해 병원을 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의 월 소득은 평균 92.3만원으로 10명 중 6명은 근로소득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인구보건복지협회(이하 인구협, 회장 신언항)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 발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박보미 인구협 연구원을 통해서 공개됐다.

이번 발표는 인구협이 양육미혼모의 실태를 공론화 해 개선사항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미혼모 10대~40대 총 359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에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월 평균 소득액은 92만 3천원(월 평균 근로소득 45만6천원, 월 평균 복지급여액 37만8천원, 월 평균 기타소득 8만9천원)으로 기혼 여성의 월 평균 자녀양육비용 지출액 평균 65만 8천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근로소득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1.6%로, 소득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이들은 임신이나 양육으로 인해 퇴사한 경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이 아버지의 경우 출산 및 양육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편이나 11.7%의 양육미혼모가 아이 아버지에게 경제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박보미 연구원

특히, 양육미혼모들은 산후우울증과 양육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지만 상담이나 치료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보미 연구원은 “양육미혼모 77.2%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양육으로 인한 우울증 또한 73.5%가 겪었지만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경험은 적었다”며 “10명 중 6(63.2%)명이 재정적인 이유로 본인이 아팠을 때 병원을 못 간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양육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커 양육미혼모들이 병원을 갈 여력이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들은 양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재정적 문제(34.3%), 직장·학업 병행의 문제(22%), 자녀양육스트레스(10.3%),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8.4%) 순을 꼽았다.

박모비 연구원은 “눈여겨 볼 점은 10점 척도로 양육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과반수 이상(60.7%)이 6점 이상이었고 자녀연령이 높아질수록 점수도 높게 나왔다”며 “힘들 때는 주로 원래의 가족과 친구(지인)에게 의지하지만 도움 받을 곳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응답자의 상당수는 미혼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며(82.7%), 직장에서는 권고사직(27.9%), 학교에서는 자퇴(11.6%)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이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 미혼부의 법적 책임 강화(50.7%)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장을 찾은 조경애 인구협 사무총장은 “대다수 미혼모들은 양육과 직장,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로 일상에서 불이익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행복한 양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