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자
(사)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이사장
대한의사협회·서울시의사회 감사

[의학신문·일간보사] (사)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은 평양과학기술대학 가을학기 운영협의 및 개교 10주년 학교발전 방안 협의를 위해 평양과기대를 다녀왔다. 3박4일간의 평양 과기대를 방문하면서 느낀 소감을 간략히 소개한다.

지난 8월 13일 오전 10시20분 통일부 허락 하에 김포공항 KAL 여객기편으로 필자와 함께 남북보건의료재단 전영구·윤상권 이사가 평양으로 출국했다. 우리 재단 3인과 평양과학기술대학 기획담당 심 부장 등 4명이 동행했다. 심 부장은 언어관계 소통 편의를 위해 우리 일행을 중국 북경을 경유하여 평양까지 함께했다.

김포를 출발해 1시간40분 후 북경에 도착(현지시간 11시)했다. 북경의 현지인 2~3명에게 사전에 연락되어 V.I.P 관객으로 고려항공 비행기표와 북측 비자까지 준비 되어있었다.

김포~북경~평양 2시간 만에 도착

공항은 7년 전과 다르게 엄청나게 확장되어 편리하고 깨끗했다. 공항 내부까지 민화엽 5인과 과기대 각 부서 부총장 2~3인 등 약 10여명이 마중 나왔다. 가물었던 평양 거리에 소나기를 몰고 온 우리 일행들을 축복을 가져왔다며 더욱 크게 환영했다.

자동차로 45분경 지정된 호텔까지 가는데 마치 유럽을 연상할 정도로 크고 웅장한 가로수 나무들과 반듯한 고층 빌딩 등은 5·24 조치 이전에 방문했던 우리일행들을 놀라게 했다. 한강처럼 평양 중심을 흐르는 대동강 내의 여의도 같은 섬을 이용하여 40층 양각도국제호텔 39층에 침실을 배정 받은 후 대동강을 중심으로 평양 야경을 다 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의 움직이는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14일 아침 8시30분 식사 후 우리의 목표인 평양과기대를 방문하여 학교 실무진을 만나 정문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본관건물 바로 옆 벽돌 건물로 이동했다. 천장에 구멍이 나 학생들이 비를 맞으며 공부한다는 교실을 둘러 보았다. 승강기도 없는 건물 옥상 6층까지 올라가느라 땀으로 범벅된 우리 일행은 직접 시멘트로 땜질한 여러 곳을 확인한 후 대외협력 실무진들과 귀국할 때까지 몇 차례 회의를 가졌다.

방학 중이라 학생들은 없었지만 1층엔 1학년 영어교실(1~5교실)이 있었으며, 우리나라 시골 고등학교도 승강기가 있는데 2005년도 기공되어 2009년도 준공하면서 한국 교인들의 어렵고 귀한 헌금으로 모금하여 이룩한 대학이라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이 대학은 남북의 공동기금으로 설립된 만큼 반드시 “건강한 남북통일”의 마중물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평양과기대 정문 앞에서 과기대 일행과 포즈를 취했다. 왼쪽서 다섯번째가 필자.

과기대, 남북 공동기금으로 준공

2000년 이후 남북공동 협력체 사업 세 가지 중 개성공단, 금강산 사업은 다 중단되었으나 유일하게 이 평양과기대만큼은 이렇게라도 버티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물론 운동장, 축구장이 없어서 햇볕도 들지 않는 지하실 창고 같은 곳에서 간이 운동장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환경을 볼 때 지난 5년간 힘들게 진료해왔던 개성공단에서의 참담한 감정이 되살아 눈물을 머금고 양손을 높이 들고, 비록 “북녘 땅에 발을 붙이고 굳게 서있지만 두 눈만은 전 세계를 바라보라” ‘DARE TO COMPETE‘ 말을 학생들에게 남기고 떠났다.

이튿날 15일 아침 김만유 병원과 김일성 종합병원 평양산원, 구강병원 방문을 요구했으나 우선 평양산원을 먼저 안내했다. 평양 산원과 옥류 아동병원이 마주보고 구름다리 같은 것으로도 연결된 것 같은데 두 병원 모두 각각 900~1000병상 독일제 ZIMES C-T, 초음파, 다목적 방사선 부인과는 Mammogram 외에 유방 nipple만 보는 정밀 초음파가 있었으며, 일반내과는 물론 치과까지 갖춘 종합병원 규모에 감탄했다.

특히 세쌍둥이와 두쌍둥이는 20세까지 모두 국가기관에서 관리하고 소아병원은 10세 이하 어린이에게 정서불안과 두려움 관계로 입원 치료 및 퇴원까지 엄마와 함께 입원하여 치료받는 시스템 이었다. 학생들이 입원하면 그 동급 5명 이상 모와서 그 소속 학교 선생들의 방문으로 수업을 학교와 같이 병실에서 진행했다. 아름다운 합창소리가 들려 공연인줄 알고 가보니 5~7명 정도씩 음악을 가르치고 악기들을 전공하는 입원학생들을 위해서 지도교사가 병실을 방문해 Lessen 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북한, 10년 전부터 원격진료 실시

가장 감동적인 것은 평양 산원, 유경안과 병원, 옥류아동병원, 김만유병원 모두 10여년 전부터 원격진료를 실시함으로서 함경남북도, 나진선봉 평양남북도, 신의주 양강도, 강원도 원산지역, 황해도, 개성 사리원 등 북녘 땅 시골 골짜기마다 각각 보건진료소를 통한 화상진료로 직접 진료 처방 후 약 등은 각 보건진료소를 통해 환자들에게 보급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유경안과병원도 10층 건물 2층 정면에 시력검사 도수를 그려서 길가던 사람도 길에 선 그 자리에 서서 눈 도수를 스스로 체크 하도록 했다.

당초 계획대로 4박 5일이었으면 구강병원, 김만유병원도 방문했을 텐데 하루 일정이 줄어 아쉬움을 남긴채 다음을 기약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