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효과 지닌 말매미 날개 표면구조 재현

日 연구팀, 안전한 제품개발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특정 매미의 날개구조를 본떠 강력한 항균효과를 가진 재료를 만드는 연구가 성공했다.

일본 간사이대 나노마이크로과학 연구팀은 약물 등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적인 제품개발에 도움을 주는 연구성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매미는 유지매미와 씽씽매미 등 유색의 날개를 가진 종류와 말매미와 참매미 등 투명한 날개를 가진 종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투명한 날개에 항균효과가 있는 사실이 2012년 호주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말매미 날개의 표면에는 높이 약 200나노미터의 미세돌기가 1마이크로미터당 30~40개 정도 거의 규칙적으로 나열돼 있다. 이 구조는 빛의 반사를 막고 물을 튀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균이 붙으면 꽃꽂이에 쓰이는 침봉처럼 세포막을 파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를 인공적으로 재현했다. 실리콘판을 무수한 수지비즈로 코팅하고 그 위로 금을 얇게 입혔다. 이를 특수한 액체에 담그자 실리콘과 금이 맞닿은 부분만 깊이 깎여 말매미의 날개와 거의 같은 200나노미터 크기의 원주형 돌기구조가 생겼다.

이 재료의 표면에 대장균을 부착시키자 시간이 지나면서 균이 사멸하고 24시간 후 균의 생존율은 일본공업규격(JIS)으로 항균성이 인정되는 1%를 크게 밑돌았다. 보통 실리콘판 표면에서의 생존율은 수십%였다.

세계적으로 항생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내성균 출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은이나 아연 등 금속입자를 이용한 항균제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표면의 구조만으로 항균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 의료기기 외에도 안전하고 항상 깨끗한 욕실 및 주방용품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재료의 대형화에 필요한 제조비용이 과제이지만 기업과 협력해 실용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