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시경학회·장연구학회·소화기암학회, 대국민 캠페인…만 50세 이상 무료 검사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 사망률을 추월하면서 국민들을 위협하는 대표암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관련 학회 3곳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변잠혈검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왼쪽부터) 박선자 대한소화기암학회 회장과 전훈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진윤태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이 '장주행 대국민 캠페인'에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이사장 전훈재)와 대한장연구학회(회장 진윤태) 그리고 대한소화기암학회(이사장 정현용)는 29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대장암 검진 수검률을 높여, 궁극적으로 대장암 발생 및 사망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전훈재 이사장(고려의대)은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비롯해서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미국의 사례도 그렇고 대장암이 위암을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우수한 의료진과 시스템에 비해 여전히 수검률이 부족한 상태이다. 조기에 고칠 수 있는 병으로 가기 위해 3개 학회가 뭉쳤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암만 해도 선도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던 일본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높은 수검률과 조기 발견율을 가지고 있지만, 대장암은 갈 길이 먼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만 50세 이상이 되면 ‘분변잠혈검사’가 무료라는 것도 알려지지 않은 채, 선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움 마음을 전했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에 섞여 나오는 미세한 양의 혈액으로 대장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불편 없이 검사할 수 있어서 조기 진단을 위한 기본 검사로 활용된다. 양성 판정을 받으면 대장내시경으로 암이 실제로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분변잠혈검사의 경우 2015년 30.6%, 2016년 25.9%, 2017년 33.5%에 불과하다. 양성이 나오더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이어서 받는 수검률도 38.5%(2015년), 40%(2016년), 40.6%(2017년) 수준이다. 학회들은 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장(腸)주행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선자 대한소화기암학회 회장(고신의대)은 “본인의 대장암 발생 위험도를 인식하고 만 50세 이상이면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양성시 무료)를 받아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위험도 평가 및 라디오 광고, 카드뉴스 등 다양한 미디어 활동도 동시 전개할 예정이다.

“피할 수 없는 ‘천공’ 의료기술 발전으로 극복 가능”

한편 대장내시경에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 했지만, 전 국민이 필수로 시술을 받는 국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우선 분변잠혈검사를 하고 양성이 확인되는 경우 내시경을 하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진정 내시경 등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있고, 특히 ‘천공’에 있어 100%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장내시경은 다른 검사법에 비해 정확한 진단법임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대부분 수검률이 낮은 편이다.

전훈재 이사장은 “대장내시경에 있어 아무리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천공을 100% 막을 수는 없다. 의료진이 보는 입장에서는 '숙명'이라는 느낌도 들 정도”라며 “하지만 캡슐내시경의 활용 등 무궁무진한 발전으로 알약 하나 크기로 데이터를 확인하며 위험을 제로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진윤태 회장(고려의대)은 “하나의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제도가 있어야 하고 의사의 정확도를 비롯해 환자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며 “의학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의료진은 근거 창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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